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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이명박 보석 허가, 박근혜도 풀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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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이명박 보석 허가, 박근혜도 풀어주자

전직 대통령들이 감옥에 있는 것은 비극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해 3월 22일 구속 된지 349일 만이다. 거의 1년동안 구치소에 있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이날 이 전 대통령이 청구한 보석청구를 조건부로 인용했다. 재판부는 "최근 보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왔다"면서 "피고인은 유죄 판결 확정 때까지 무죄로 추정되므로 불구속이 원칙인데 보석 제도가 엄정하게 운영되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의 보석 허가에 대해 비난도 쏟아진다. 어떻게 중범죄인을 풀어줄 수 있느냐다. 그러나 재판부의 결정은 받아들여야 한다. 재판에 불복할 경우 민주주의가 무너질 수 있다. 사법부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재판부를 비판할 수는 있어도, 비난은 하지 말자. 재판부도 나름 고민을 했을 것으로 본다. 국민의 법감정은 풀어주지 않는 게 옳다.
나는 이명박ᆞ박근혜의 석방을 촉구한 바 있다. 그들이 이뻐서가 아니다. 죗값을 어느 정도 치렀다고 생각하고, 두 전직 대통령이 동시에 감옥에 있는 것은 비극이다. 대외적으로도 창피한 일이다. 또 이들을 풀어준다고 자유인이 되지 못한다. 집도 감옥과 마찬가지다. 주거가 제한되는 까닭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정치활동을 할 리도 없다.

단죄는 하되 이제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정말 언제까지 적폐타령을 할 건가. 2년이면 부족하지 않다. 100% 청산은 불가능하다. 부족함을 안고 갈 필요도 있다. 국민들도 피로증을 호소한다. 한 번 되돌아보자.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평온한 날이 있었는가. 검찰이 한 일이라곤 과거 청산 뿐이다. 그보다는 사회 부조리를 척결해야 마땅한데 수사 인력도 없었다.

지난 2017년 ‘다스’ 관련 보도로 이 전 대통령의 구속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은 주진우 시사인 기자는 조건부 보석에 “탈옥 축하 드린다”고 비아냥 댔다. 그는 페이스북에 이같이 올리며 “탈모, 코골이로 석방되는 사람은 역사상 처음일 거다. 역시 최고다. 곧 들어가실 거니 몸조리 잘하라”고 했다. 주진우가 어떤 평가를 하든 그것 역시 자유다. 하지만 재판부를 조롱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올바른 결정을 해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면서 "2년간 장기 구금돼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석방도 거듭 촉구한다. 대법원 확정 판결로 다시 구금하는 한이 있더라도 풀어주기 바란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생각난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