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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 언론이 신뢰를 잃으면 특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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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 언론이 신뢰를 잃으면 특종도 없다

전두환 정권도, 박근혜 정권도 결국 언론 특종 보도로 무너져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기사 한 줄이 세상을 바꾼다. 우리나라만 해도 그렇다. 언론이 꼭 있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권력과 재벌의 횡포를 감시하는 것은 언론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돌이켜보면 모든 것의 시작은 언론 보도로 비롯됐다. 나는 기자생활 30년을 하면서 현장을 지켰다. 많은 것을 목격했다. 거기서 터득한 게 있다. 언론의 생명은 특종이라고.

전두환 정권을 무너뜨린 것도 1987년 2단 짜리 기사 한 줄이 도화선이 됐다. 고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이다. 당시 석간이던 중앙일보 기사였다. 그로부터 민주화는 봇물처럼 터졌다. 마침내 6·29 선언으로 이어졌고, 노동조합도 그때 생겼다. 전두환은 장기집권(?)을 꿈꾸다 민심에 항복하고 말았다. 5년 단임제 헌법이 개정된 계기다.
멀리 내다볼 것도 없다. 박근혜 정권도 그랬다. JTBC에 최순실 태블릿PC 사건이 보도됐다. 손석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모두 사실로 드러났고, 촛불시위로 촛불정부가 태어났다. 뿐만 아니다. JTBC는 잇따라 특종을 터뜨렸다. 서지현 검사가 미투를 폭로했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도 낙마하게 만들었다. 최근 2~3년은 JTBC가 특종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손석희가 있는 JTBC를 믿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어떤가. 특종은 모두 SBS가 터뜨린다는 우스개 소리를 한다. 손혜원 사건도 그랬고, 승리와 정준영 사건도 SBS가 맨 처음 보도를 했다. JTBC로 갈 게 SBS로 갔다고 할까. 이 또한 손석희 때문이라고 본다. 손석희를 믿지 못하니까 SBS로 발길을 돌린 셈이다. 손석희와 JTBC가 반성할 대목이기도 하다.

국민, 즉 제보자는 가장 믿을만한 언론사에 연락을 한다. 예전에는 조선일보와 한겨레도 특종을 많이 터뜨렸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안 보인다. 그들 신문 역시 신뢰를 많이 잃었다고 할까. 다소 편향적인 보도를 하면 독자들도 등을 돌린다. SBS가 연달아 홈런을 터뜨린 데는 그럴만한 까닭도 있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하고 있다. 사주의 입김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공정보도(?)를 할 수 있다.

독자의 신뢰를 잃기는 한 순간이다. JTBC가 그렇다고 본다. 사장이자 메인 앵커인 손석희가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신뢰를 잃었다. 신뢰를 얻으려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MBC 시청률은 바닥이다. 종편 만도 못하다. 시청자들이 외면한 탓이다. 나도 요즘 SBS 뉴스만 본다. 누가 보라고 해서 그러는 게 아니다. 그 중 낫다고 판단해서다.

세계적인 언론사도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특종도 거기서 나온다. 보통 특종은 취재에 의해서도 하지만, 제보를 통해 많이 거둔다. 특종 경쟁을 하려면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는 뜻이다. 내가 손석희 하차를 거듭 주장한 이유이기도 하다. 나 역시 오풍연 칼럼을 쓰고 있다. 그 바탕은 정직과 신뢰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