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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소비자 기호 먼저 파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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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소비자 기호 먼저 파악하라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1970년대만 하여도 커피 제품을 남산위에 가서 판다고 이야기 하면서 현금을 가지고 오는 사람에게만 판다고 해도 중간 도매상들이 달려왔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라면이나 과자류 제품도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때는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원한다고 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식품가공업체의 기술에 의해 만들 수 있는 것만 소비자가 선택하는 시대였다. 소비자의 요구는 거의 반영되지 않던 시대였던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선호도나 기호가 차츰 변화하면서 소비자의 기호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신제품만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당연히 식품회사들은 제품을 만들어 시장 조사를 한다는 명목 하에 제품을 제공해 주고 한 달간 사용하면서 경쟁 제품 등과 비교하여 얻어낸 보고서를 토대로 신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런 시장조사는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대기업이나 손쉽게 수행을 하지, 중소기업은 꿈도 꾸기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기도 하고 제안을 받기도 하며 주부 맛체험단을 구성하여 그때그때 신제품에 대한 평가를 통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여 왔다. 인터넷의 발달은 많은 것을 변화시켰는데 그중에서도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양하게 확대되어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동향을 바탕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방법은 실패할 확률이 매우 낮다. 새로운 제품의 수명기한이 점차 짧아지는 가운데 개발비용을 상당부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할만한 가치가 높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국내의 대기업들도 IBM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제휴하여 인공지능에 의한 신제품 개발모델을 만들고 이를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얼마 전 조그마한 중소기업을 방문하여 좋은 경험을 하였다. 중소기업 제품을 팔아주는 셀업(인터넷에서 연예인처럼 홍보 마켓팅을 하는 사람)과의 미팅이었다. 단순하게 회사 제품을 팔아주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어떤 특성을 원하고 있으니 이런 점들이 반영된 제품을 개발하여 달라는 요구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나아가 그러한 제품의 특성에 대하여 전문가의 소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들 셀업은 인스타 등의 SNS를 이용하여 자신이 직접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느낀 점들이나 전문가로부터 배운 제품의 기능성 등에 대해서도 바로 바로 설명해주면서 소비자들과의 교감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연유로 특별 세일을 기획하기도 하며 해당 셀업을 통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 주는 것이었다. 이런 역할을 잘하는 경우 해당 셀업의 자체 브랜드를 허용하여 마치 셀업이 하나의 회사를 운영하는 것과 같은 시스템으로 진행되도록 도와주고 있다는 점이었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바로 바로 반영된 신제품이 신속하게 나오기 때문에 소비자들 또한 만족도가 최고였다. 이런 셀업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는 것은 부부가 함께 집에서 재택사업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사업이며 일하는 시간을 조정 관리하기 때문에 가족들과의 즐거운 시간도 여유 있게 가져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여유를 가지고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에 심혈을 기울인 제품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함께 상생을 하며 여러 가지 회사 운영상의 애로점을 해결해주며 협업하는 것을 보았지만 중소기업이 나서서 셀업과 함께 진정성을 나누며 서로가 윈윈하는 비즈니스를 키워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젊은 세대들의 IT 활용 능력에 박수를 보내고 또한 대기업보다도 더 빠르게 다양한 신제품을 제조하여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켜 나가는 이런 형태의 상생이야말로 바람직한 모델이 아닌가 쉽다.

정부도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굴뚝산업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이런 형태의 창업 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가진다면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에 기대어 목메는 형태는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