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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年 10조원 배당…'주주친화·벌처펀드 견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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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年 10조원 배당…'주주친화·벌처펀드 견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행동주의 펀드, 먹튀로 경영권 위협…삼성, 소액주주 고배당으로 공격 봉쇄”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입장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입장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오만학 기자]

삼성전자가 연간 10조원에 달하는 거액의 주주배당 계획을 밝힌 것을 두고 그 뒷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엘리엇’ 같은 기업사냥 펀드 공격에 대비해 삼성전자가 고배당으로 선공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20일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김기남 대표이사(부회장), 김현석 대표이사(사장),고동진 대표이사(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5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주주가치 제고 의사를 밝혔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모두 소각했다”며 “분기 배당을 포함해 연간 9조6000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사 주식을 기존 1/50 수준으로 액면분할 했다. 액면분할 이후 삼성전자 주주 수는 78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5배 늘어났다.

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후 처음 열린 주총에서 대규모 주주배당 계획을 밝힌 것을 두고 ‘삼성이 엘리엇 같은 행동주의 펀드 공격에 대비해 선공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는 일정한 의결권을 확보하고 기업에 자산 매각,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구조조정,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해 단기간에 수익을 내는 투자 전략을 사용하는 헤지펀드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엘리엇으로 대표되는 해외 행동주의 펀드가 단기간에 주가를 끌어올려 시세차익을 내고 손을 터는 ‘먹튀’로 기업 경영권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악재'로 알려져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엘리엇이 ‘단기적 주가 부양을 통한 이익 극대화’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틈만 나면 우리 기업 경영권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이번 주주배당 계획을 통해 회사 투자가치를 높여 기업사냥 펀드 공격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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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업계는 삼성이 고배당 정책으로 주주 환심까지 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 같은 해석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해마다 9조6000억원 규모의 배당을 지급하는 방안을 이미 세웠다"고 해명했다.


오만학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