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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맛] 한국, 일본 등 세계인의 입맛 사로잡은 '꽌 퍼 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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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맛] 한국, 일본 등 세계인의 입맛 사로잡은 '꽌 퍼 띤'

매일 수백명 줄서서 먹는 맛집…일본 체인은 오픈 1시간 만에 재료 소진

꽌 퍼 띤은 이제 세계적인 쌀국수집으로 거듭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꽌 퍼 띤은 이제 세계적인 쌀국수집으로 거듭나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 베트남 사람들에게 쌀국수는 그냥 음식이 아니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하노이 사람들은 하루 세끼뿐만 아니라 야식으로도 쌀국수를 먹는다. 하노이의 '꽌 퍼 틴'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쌀국수집이다. 하노이에는 거의 100m마다 쌀국수집이 있지만,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곳은 드물다.

하노이의 미식가들 사이에는 'Thin Pho 13 Lo Duc' 간판을 내건 '꽌 퍼 틴'이 최고의 쌀국수 집으로 통한다. '꽌 퍼 틴' 국수는 두툼하고 잘 익은 쇠고기, 푸짐한 국수양, 식욕을 자극하는 향기로 이름이 나있다. 육수가 매우 진하고 기름기가 많아서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하노이에 오면 꼭 맛봐야 하는 음식으로 통한다.
고객들은 쇠고기나 계란, 파 등을 추가해서 먹는다.이미지 확대보기
고객들은 쇠고기나 계란, 파 등을 추가해서 먹는다.

많은 쌀국수 가게들이 경쟁을 벌이면서 새로운 조리법을 내세운 곳들도 있지만, '꽌 퍼 틴'은 40년간 압연 쇠고기 국수(Pho Tai Lan) 하나를 고집해 오고 있다. 이에 '꽌 퍼 틴'은 'Pho Tai lan Lo Duc'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꽌 퍼 틴'에 가면 1979년부터 문을 연 작은 가게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꽌 퍼 틴' 쌀국수가 맛있기로 소문나게 한 비법 중 하나는 소고기를 볶는 방법이다. 하노이에서는 보통 소고기를 뜨거운 물에 넣어 익히는데, 이곳에서는 불에 달군 기름에 생강, 마늘, 고기를 넣고 빨리 볶아낸다. 덕분에 진하고 깊은 육수에서 은은한 불맛까지 느낄 수 있다. 각 단계를 지나서 틴(Thin) 쌀국수를 만든다. 레몬을 짜내고 고추를 넣으면 국수 향기가 더좋아진다.

'꽌 퍼 틴' 쌀국수 한그릇 가격은 6만 동으로 다른 가게보다 2만~3만 동 비싼 편이지만, 매일 내외국인 수백명이 찾아온다. 웨이터는 끊임없이 일을 했다. 고객은 줄을 서서 기다린다.

이곳 주인 틴(Thin)씨는 2009년 5월 한국 서울에 가서 쌀국수 요리법을 전수했다. 소고기, 돼지뼈, 닭 다리, 계피, 간장 등 모든 재료를 베트남에서 가지고 가서 볶음, 쌀국수 등 4가지 요리를 알려줬다. 당시 틴씨는 한국에서 일하는 베트남 사람들이 타지에서 고향의 음식을 맛보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꺼이 모든 비법을 무료로 전수했다.

매일 수백명의 사람들이 줄서서 먹는다.이미지 확대보기
매일 수백명의 사람들이 줄서서 먹는다.

한국인들은 쌀국수 가게를 열면서, 틴씨의 마음을 담아 'Pho Tan(기부한 쌀국수)'라는 상호를 붙였다. 틴씨는 올해 초 일본 도쿄에 쌀국수 요리법을 전수하러 갔다. 이번에는 '꽌 퍼 틴'의 상징인 'Pho Thin 13 Lo Duc' 광고판도 가져갔다.
도쿄에서 베트남과 같은 맛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았기에, 최대한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한 양념을 만드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다. 지난 3월 9일 도쿄에 쌀국수집 '퍼 틴'이 문을 연 첫날, 영업을 시작한 지 1시간도 채 안돼 하루치 국수가 다 팔렸다. 영업 2일째에는 전날보다 1.5배 많은 양의 음식을 준비했지만, 역시 짧은 시간내에 매진됐다.

포 그릇 뒤에 쌀국수 장인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꽌 퍼 틴'의 틴씨는 이제 하노이를 넘어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쌀국수 장인'으로 우뚝 섰다.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