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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새삼스러운 김우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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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새삼스러운 김우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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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정선 기자]
대우그룹 창업자인 김우중 회장이 자서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에서 밝혔다.

“비위에 맞지 않더라도 식탁에 나온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이 예의다. 그래야 사람을 사귀기 좋다. 만약 어떤 물건이라도 팔 생각으로 찾아간 경우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 피할 수 없는 사유로 어쩌다 저녁 약속이 겹친 경우 2시간 간격으로 저녁을 2번 먹어야 할 때도 있다. 이런 때에도 나는 ‘깨질깨질’ 먹지 않고 맛있게 두 끼를 다 먹어 치운다.”

김 회장은 이처럼 하루에 저녁식사를 두 번이나 할 때도 있었다. 밥 한끼 때문에 ‘세일즈’를 놓칠 수는 없었다.

식사를 하는 속도도 대단했다. 워낙 시간에 쫓기며 바쁘게 뛰어다니다 보니 식사를 빨리빨리 해치우고 있다고 했다. 회사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할 경우, 자신이 그릇을 비울 때까지 직원들은 절반도 먹지 못하기 일쑤였다고 ‘자서전’에 썼다.

1980년대, 이렇게 바쁜 김 회장을 기자들이 만났다.

대우그룹의 ‘현안’에 대한 질문이 끝난 다음에 나온 것은 당연히 ‘수출’ 얘기였다. ‘대우그룹=수출’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많이 간소화되었다고 하지만 당시의 수출 절차는 제법 복잡했다.

‘수출신용장 도착→ 수출허가→ 수출용원자재 소용량증명서 발급→ 내국신용장 개설·무역금융 신청→ 수출용원자재·부품 등 공장 입고→ 생산→ 운송→ 통관→ 선적→ 은행 네고→ 사후관리’ 등의 절차를 거쳐야 했다.

이 여러 절차 가운데 ‘돈’이 되는 것은 무역금융과 은행 네고, 그리고 수출을 이행한 후에 신청해서 받을 수 있는 관세환급이었다.

따라서 규모가 작은 무역업체일수록 신용장을 받기 무섭게, 또는 신용장이 도착도 하기 전에 무역금융부터 서둘렀다. 제품 생산이 끝나면 통관 절차와 함께 은행 네고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했다.

김 회장은 이 모든 절차를 꿰뚫고 있었다. 그야말로 ‘도통’하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의 수출 여건으로는 불가능할 것 같은 얘기를 김 회장이 꺼내고 있었다. 이런저런 방법으로 수출을 했다는 ‘과거사’였다.

기자가 질문했다.

“그런 방법은 이런 여건 때문에 불가능한 것 아닙니까?”

하지만, 김 회장의 대답은 명확했다.

“그 정도는 요렇게 하면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김 회장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르쳐주고 있었다. 그런 식으로 기자의 ‘무역 지식’으로는 불가능한 몇 가지를 알기 쉽게 지도해주고 있었다.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이랬던 ‘무역의 달인’이 지금은 없다. 대우그룹이 무너지면서 김 회장의 활약도 볼 수 없게 되고 말았다. ‘세계 경영’도 후퇴했다.

새삼스러운 것은 김 회장의 ‘노하우’다. 그 노하우를 전수받았더라면 ‘달인 후계자’가 여럿 등장하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다. 22일은 대우그룹 창업 52주년이라고 했다.


이정선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