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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현장] 현대차, 엘리엇에 완승 거둔 '싱거운' 표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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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현장] 현대차, 엘리엇에 완승 거둔 '싱거운' 표 대결

현대차 주주 "엘리엇 제안 너무 지나친 면 있다"
엘리엇 대리인 "주총 결과에 대한 입장은 조만간 밝힐 것"

취재진들이 22일 현대차 서초구 본사 기자실에서 주총 방송을 시청하며 취재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취재진들이 22일 현대차 서초구 본사 기자실에서 주총 방송을 시청하며 취재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경열 기자]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현대차와 헤지펀드 엘리엇과의 표 대결로 취재진들의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이날 주총은 엘리엇이 지난해 4월 주주가 된 이후 처음으로 제안한 주총 안건이 다뤄지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대표이사진에 합류하게 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이날 주총에서 현대차 사측은 보통주 기준 주당 3000원을 제안했지만 엘리엇은 현대차 이사회 제시안의 7배에 달하는 2만1967원의 배당액을 요구해 표 대결을 벌였다. 그러나 표 대결은 현대차의 압도적 승리로 싱겁게 끝났다. 엘리엇이 얻은 찬성표는 13.6%에 그쳤기 때문이다. 또한 이사회가 제시한 사외이사 후보 3인과 별도로 자체 후보 3명을 추천 했지만 투표 결과 사외이사 선임에도 실패했다.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주주의견 발표때 "현대차가 제안한 배당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사실 이지만 엘리엇 제안은 너무 지나친 면이 있다"며 "자칫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엘리엇 대리인이 22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열린 제51기 현대차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엘리엇 대리인이 22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열린 제51기 현대차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엘리엇을 대리하는 정두리 법무법인 케이엘파트너스 변호사는 "이날 자리는 대결의 자리가 아니라 기업 경영구조와 자본관리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어 주주총회후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주총 결과에 대한 입장은 서면을 통해 조만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현대차가 승리 했지만 기업의 발전이나 미래 경쟁력엔 관심 없고 단기 이익만 챙기려는 헤지펀드 속성상 엘리엇이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편 1977년 설립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한국에 알려진 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제동을 걸면서다. 합병은 결국 성사됐지만 엘리엇은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까지 제기했다.


이경열 기자 fne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