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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택시업계, 4차 산업혁명 파고 어떻게 넘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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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택시업계, 4차 산업혁명 파고 어떻게 넘을 것인가?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택시업계의 반발로 우버 택시가 물러갔다. 이번엔 택시업계가 국내 카풀 서비스 업체인 카카오모비빌리티와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다. 택시업계로선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 양보할 수 없는 처지다. 정부가 이를 중재하기 위해 나서고 있으나 타협점은 찾기 어려워 보인다. 수익성 절벽에 부딪힌 택시업계로서는 저렴한 서비스 제공을 무기로 등장할 회사를 사전에 차단하고 싶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택시업계가 잘 방어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런 방어가 얼마 동안 가능할까? 그렇게 오래 갈 수 없을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시작된 초연결 사회에서 가장 성공한 업체인 우버 택시를 쫓아냈다고 해서 계속 경쟁업체를 쫓아내기는 어렵다. 이는 마치 영국에서 자동차를 제일 먼저 개발했지만, 마부들의 반발로 자동차 시장을 독일에 빼앗긴 것과 같은 결과가 될 것이다. 결국 영국의 마차업계도 자동차를 도입할 수밖에 없었듯이 국내 택시업계도 카풀제도를 도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다. 단지 지금의 택시업계 행동은 그 기간을 조금 더 연장하는 효과만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이 택시업계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업종에 일어날 수 있다. 세계 최대의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는 애플의 스마트폰 개발로 인해 추락했다. 세계 최대 카메라 필름 시장을 독점했던 코닥도 디지털 카메라의 출현으로 몰락했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 다른 업종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당분간 택시업계 주장을 시장도 참고 받아들이겠지만 통계를 보면 얼마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택시업계 파업을 대중들이 반긴다’는 농담은 이미 유명한 우스갯소리가 됐다는 것이 이를 잘 대변해 준다. 온라인 설문기관인 두잇서비스 조사에 의하면 전체 응답자의 60%가 승차 거부를 당한 경험이 있으며 65.8%는 택시를 대중 서비스 교통수단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통계는 말한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56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카플서비스를 전면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답변한 이용자는 전체의 8%에 지나지 않았다. 90% 이상이 전면적이건, 한정적이건 카풀 서비스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당분간 해결책은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 어떻든 택시업계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는 점은 인정되기 때문이다.

기업가라면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준비했어야 한다. 물론 택시 회사가 지금 하는 것처럼 카풀업체 등장을 반대하는 것도 방법이긴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구글이나 애플 등 세계적 기업들이 차량공유를 넘어선 다음 세대 서비스 연구를 진행 중이고, 국내에서도 도로교통공단이 지방자치단체들과 손잡고 자율주행차 인프라 구축을 하고 있다. 2020년까지 자율주행 자동차를 상용화하겠다는 나라도 있다.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활보하면 도로에 자동차가 줄어들 것이고 그로 인해 교통이 원활해질 것이다. 물류비용도 절감될 것이다. 물류비용이 절감된 나라의 가격 경쟁력은 높아질 것이다.

이는 결국 국제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지금과 같은 택시업체의 요구는 어쩌면 우리나라 전체의 기업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당장은 택시업계와 카플 업체 모두를 만족하게 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어떻게 결론이 날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중간단계로 모든 택시를 개인택시로 전환해서 카풀 서비스에 동참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다른 업종이라고 지금과 같은 택시업계 입장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기업가는 생존하기 위해 미래를 예측하고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미래에 대한 예측은 택시업계의 경우처럼 사전에 그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 택시업계의 미래가 예견되듯이 모든 업종의 미래도 예견되는 징후가 나타난다. 이를 잘 감지하고 대응하면 된다. 변화란 화산 폭발처럼 갑자기 일어나지 않는다. 하긴 화산 폭발도 사전에 징후가 나타난다고 한다.
기업가는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자기 자신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자문 그룹을 운영하는 것이 좋다. 자문 그룹에는 ①기술의 변화 ②자원의 변화 ③관리제도의 변화 ④사람의 변화에 대한 전문가가 포함돼야 한다. 이들과 대화를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최근 6개월 이내에 만난 사람 중에 이 분야에 전문가가 없다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물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자발적 창의력을 끌어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연구하는 것이 먼저다. 천년기업가라면 미래에 대해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노키아나 코닥이 되거나 지금 현실의 벽에 부딪힌 택시 회사 입장이 될 수도 있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상사와 소통은 성공의 열쇠'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