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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車업계 수수료 협상 난항…쌍용, 르노삼성 등 현대차 수준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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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車업계 수수료 협상 난항…쌍용, 르노삼성 등 현대차 수준 고수

같은 업종도 직매입 등으로 결제 수수료 달라 적격비용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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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효정 기자]
현대자동차의 카드 수수료 협상 타결 이후 자동차업계에 후폭풍이 불고 있다.

쌍용, 르노삼성 등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낮춰달라고 요구하는 반면 카드업계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같은 자동차업계라도 시장점유율에 따라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원가)가 다른데다 이어지는 다른 업종과의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버티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롯데카드는 쌍용자동차에 현대·기아자동차 수준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출 수 없다는 내용의 조정안을 제시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쌍용차와 더불어 르노삼성과 한국GM도 현대차 수준의 수수료율을 요구하며 재협상을 요구했고 현재 카드사들과 자동차 회사들의 실무진들간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쌍용차는 신한·삼성·롯데카드 등 3개 카드사에 공문을 보내 22일까지 수수료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25일부터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상에 난항이 이어지면서 쌍용차는 26일로 계약 해지를 미루고 카드사와 협상을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는 쌍용차에서 신한, 삼성, 롯데카드로 결제가 가능한 상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해당 카드들 모두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자동차업계의 수수료 협상 난항은 예견된 일이었다. 현대차는 카드사들의 수수료율 인상에 반발하며 가맹점 계약 해지라는 배수진을 치며 수수료율 1.89%대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보다 높은 2.0~2.1%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다른 자동차 기업들이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나아가 유통, 통신업종에서도 수수료 인상안 반대 기류가 거세졌다.

문제는 같은 자동차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가맹점 수수료 적격비용(원가)가 다르다는 데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시장점유율에 따라 수수료율을 달리 받는다"며 "가맹점 수수료율을 매길때도 똑같은 자동차 업종이라고 해도 시장 지배력이 큰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그렇지 못한 기업들보다 수수료율이 낮은 것이 보통이다"라고 말했다.

예를들어 똑같이 마케팅, 결제수수료 비용을 들인다고 가정하면 카드사 입장에서는 많은 고객을 거느리고 있는 가맹점인 현대기아차와 그렇지 못한 쌍용차의 결제건당 소요비용이 차이가 크기 때문에 수수료 원가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 자동차시장의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현대차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쌍용차, GM대우, 르노삼성은 모두 한자릿수다.

더욱이 같은 자동차 기업이라고 해도 시장점유율이 크면 밴(VAN)사를 거치지 않는 직매입 등으로 카드 전표 거래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수수료 원가가 달라질 여지가 크고 이에 따라 수수료 인상폭도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같은 업종이라도 직매입 등 밴사를 거치지 않고 결제를 하는, 시장점유율이 큰 기업들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사정이 다르다"며 "직매입을 하는 가맹점과 그렇지 못한 곳은 수수료 인상폭이 다를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자동차업종은 무이자혜택, 청구 할인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타 업종과 다르게 마케팅 비용이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 적어 수수료율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카드사들은 강경한 입장이다. 현대기아차와의 협상이 다른 자동차기업이나 타 업종과의 협상기준이 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초의 취지와 멀어져 (가맹점 매출액에 비해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역진성 해소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예전보다 높은 수수료율을 내야 한다는 당위성을 받아들이도록 협상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