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이날 여영국 정의당 후보를 두 당의 단일 후보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창원 성산은 고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다. 이틀 간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투표 용지 인쇄 하루를 앞두고 단일 후보를 결정했다. 민주당 권민호 후보는 도중하차 하게 됐다. 거대 여당이 소수 야당에 후보를 넘겨준 셈이다.
창원성산은 처음부터 민주당이 버리는 카드로 생각한 듯하다. 황교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아예 창원에 방을 얻어놓고 후보를 지원하고 있는데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내려와 보지도 않았다. 안 될 것을 미리 알고 그런 행동을 하고 있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이해찬은 그동안 7번 출마해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다고 자랑한 사람이다. 자기 선거가 아니라고 최선을 다하지 않은 걸까.
이 같은 단일화에 대해 야당은 발끈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살다 살다 여당과 야당의 후보 단일화는 처음"이라면서 "원칙 없는 야합이자 수권세력 포기 선언, 대국민 배신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투표용지 인쇄일 직전까지 창원 민심을 간 보고 시험해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여당의) 얄팍한 꼼수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도 "자존심도, 명분도 미래도 없는 야합"이라며 "(여당이) 당선 가능성이 낮아서 정의당에 스스로 포기했다고 솔직히 고백하는 편이 낫겠다"고 거들었다.
민주당이 제안한 '3자(민주당·정의당·민중당) 원샷 단일화'를 거절한 민중당은 "원칙 없는 단일화"라며 여 후보가 양보할 것을 요구했다. 민중당 손석형 후보는 "어떤 진보적 가치도 원칙도 없는 단일화로는 이길 수 없다"면서 “여 후보가 이번에 통 큰 양보를 통해 큰 정치인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창원성산은 강기윤, 여영국, 손석형 3자 대결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더불어정의당’ 후보가 선전할 수 있을까. 야합이라는 비난은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다. 정치공학적 셈법이 안 통할 수도 있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