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Biz 24] 버핏도 실수를?…델타항공 주식 보유 비율 10% 초과

공유
0

[글로벌-Biz 24] 버핏도 실수를?…델타항공 주식 보유 비율 10% 초과

"항공 업계 더 이상 자멸적인 비즈니스 아니다" 버핏 편견 뒤집어

버크셔 해서웨이의 델타항공 지분율 10%를 넘긴 것이 워렌 버핏의 실수였으며, 이 때문에 항공 업계에 활로가 열렸다는 평가다. 자료=더발란스이미지 확대보기
버크셔 해서웨이의 델타항공 지분율 10%를 넘긴 것이 워렌 버핏의 실수였으며, 이 때문에 항공 업계에 활로가 열렸다는 평가다. 자료=더발란스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최근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보험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델타항공 지분을 늘리면서 항공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항공 산업의 투자를 '죽음의 덫'이라고 표현했던 버핏이 일반적으로 개별 종목의 지분을 10% 이내로 유지하는 원칙을 깬 것은 조만간 호재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이 버핏의 실수로 드러났다.
버핏은 최근 델타항공 주식 보유가 실수로 인해 자신이 가장 기분 좋게 느끼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 것으로 "투자의 귀재 버핏도 실수를 할 때가 있다"는 후일담이 뒤따랐다.

하지만 이번 해프닝이 오히려 항공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버핏의 결심을 이끌어 내면서, 보잉의 두 차례 추락이 몰고 온 항공 업계의 찬바람이 따뜻한 봄바람으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

이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된 바에 따르면, 버크셔는 6~8일(현지 시각) 주당 평균 49.40달러에 델타항공 주식 약 539만 주를 추가 매입했으며, 매입에는 총 2억6520만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델타항공이 자사주를 환매하면서 버크셔의 주식 매입이 가능했고, 이에 따라 버크셔에 의한 델타항공 주식의 보유 비율이 10%를 넘긴 것이다. 이 때문에 버핏이 여러 차례 언급했던 '수백억달러 규모의 빅딜'이 항공 업계에서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됐다.

그런데 버핏은 지난 28일(현지 시간) 텍사스 주 그레이프바인에서 열린 자선 오찬에서 CNBC와 인터뷰를 갖고 "델타항공의 지분율이 10%를 넘어선 것을 내가 깨닫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계획되지 않은 영역에 이미 도달했기 때문에, 원칙을 벗어나 "더 많은 주식을 사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한 버핏은 "항공 업계는 매우 경쟁이 격렬한 비즈니스다"라고 지적한 뒤, 예전에는 상당히 긴 기간 동안 항공 업계를 자멸적인 사업이라고 생각했지만 "더 이상 자멸적인 사업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의 항공 산업에 대한 편견을 뒤집었다.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단번에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 버리는 버핏의 순발력이 돋보이는 발언이라 할 수 있다.

한편, 버핏은 지난 1989년 US항공 그룹 주식의 투자 오판 후 항공 주식을 오랫동안 내려놓았었는데, 2016년부터 델타항공을 비롯해 사우스웨스트항공, 아메리칸항공그룹, 유나이티드 컨티넨탈 홀딩스 등 항공주에 조심스럽게 투자해 왔다. 그런데 이번 실수를 계기로 버핏이 더 많은 항공주를 사들이기로 결심하면서, 항공 업계에 대한 투자자들의 발길이 향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