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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장악 노리는 국내 배터리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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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장악 노리는 국내 배터리 업계’

LG화학‧삼성SDI‧SK이노 “미래 먹거리 전기차 배터리로 성장 발판 마련할 것”

반도체, 철강 등 대한민국을 먹여 살렸던 기존 주력산업들이 최근 어려움을 겪어 차세대 먹거리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 가운데 전기자동차 시장이 최근 급성장하면서 전기차 배터리사업이 '차세대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반도체, 철강 등 대한민국을 먹여 살렸던 기존 주력산업들이 최근 어려움을 겪어 차세대 먹거리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 가운데 전기자동차 시장이 최근 급성장하면서 전기차 배터리사업이 '차세대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글로벌이코노믹 오만학 기자] 반도체, 철강 등 대한민국을 먹여 살렸던 기존 주력산업들이 최근 어려움을 겪으면서 차세대 먹거리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 가운데 최근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몸집 커진 전기차 시장…2040년 전체 자동차 '3분의 1'
최근 자동차 배기가스 등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친환경차 생산규모 확대 계획을 밝히고 있다.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은 지난 2월 친환경차 비중을 2025년까지 25%로 늘리고 2040년에는 완성차 판매량 100%를 친환경차로 채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놨다. 프랑스 르노그룹은 2022년까지 12개에 달하는 순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인다는 이른바 ‘얼라이언스 2022’ 계획을 추진 중이다. 독일 BMW그룹도 2025년까지 전체 판매량 중 25%를 전기차로 채우고, 아우디는 33%를 전기차로 채울 예정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50만대를 기록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20년이면 850만대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이후 2025년에는 전기차가 2200만대까지 늘어난 후 2040년에는 글로벌 신차 판매량의 55%, 전체 자동차의 33%가 전기차로 채워진다.

◇국내 배터리 업계, 투자 늘리며 ‘제2반도체’ 시장 공략

전기차 시장 규모가 무서운 속도로 커지면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제2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며 글로벌 시장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중국 CATL(23.0%) ▲일본 파나소닉(21.4%) ▲중국 BYD(12.0%) 순으로 집계됐다. 그 뒤로 국내 업체 ▲LG화학(4위) ▲삼성SDI(8위)와 ▲SK이노베이션(16위)이 추격하는 모습이다.
LG화학은 올해 전기차 배터리 매출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바짝 고삐를 당기고 있다.

LG화학은 2017년 폴란드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지어 지난해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LG화학은 현재 '오창(한국), 홀랜드(미국), 난징(중국), 브로츠와프(폴란드)'로 이어지는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구축해 지난해 말 기준 연간 58만대 이상(35GWh)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한 상태다. 회사 측은 2020년 말까지 이를 100GWh 수준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 LG화학은 1회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3세대 전기차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3~2025년 중 글로벌 톱3 전기차 배터리 회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국내, 유럽, 미국 등에서 배터리 생산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충남 서산에서 총 4.7GWh의 생산능력을 본격적으로 가동한 데 이어 유럽 지역에서 헝가리를 거점으로 생산 공장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월 헝가리 코마롬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개최한 데 이어 올 3월에는 제2 공장 건설 투자까지 확정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2020년까지 유럽에서 약 17GWh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州) 잭슨카운티 커머스시(市)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2년까지 이 곳 공장에서 총 60GWh의 생산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도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차량용 배터리 사업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지난 3월 20일 제49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동차전지와 소형 원형 전지를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해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이미 지난 2월 이사회를 열고 헝가리 배터리공장에 약 56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는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삼성SDI는 지난달 27일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 60% 삭감하고 지방정부의 자체 보조금 지급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기차 보조금 제한 정책’을 발표해 국내 업체들의 중국 시장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등 대한민국의 기존 주력 산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동차 배터리 등 신성장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시장은 언제든 성장 폭이 둔화돼 공급과잉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리스크 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만학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