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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4월 ‘꽃길’ ‘가시밭길’ 기로선 이재용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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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4월 ‘꽃길’ ‘가시밭길’ 기로선 이재용 부회장

대법, 이 부회장 ‘4월 선고’ 가능성 높아져
부진 예고한 삼성, 5일 1분기 실적 발표
진격이냐 후퇴냐?…4월 최대 분기점 될 듯

[글로벌이코노믹 민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4월을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꽃길’과 ‘가시밭길’의 기로에 서 있는 형국이다.

우선 박근헤 전 대통령의 구속만기일인 오는 16일을 앞두고 이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의 4월 선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또 반도체 위기론 속에 “이제부터가 실력(이 부회장)”이라며 자신한 이후 삼성의 1분기 성적표 공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이 부회장에 대한 4월 대법원 선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달 28일 이 사건에 대한 세 번째 합의를 열고 쟁점을 정리하는 등 판결에 속도를 내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원합의체는 지난 2월 10일에 이어 지난달 21일, 28일 모두 세 차례 열렸다. 상당 부분 쟁점에 대한 의견을 좁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쟁점은 삼성의 승마지원과 동계스포츠영재제단 지원과 관련한 뇌물 규모다.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항소심은 뇌물액수를 70억여원으로 판단했지만 이 부회장의 항소심은 이 가운데 36억원을 제외했다. 삼성이 지원한 말들의 소유권이 최순실씨에게 승계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부회장의 뇌물 규모를 박 전 대통령령 항소심에서 규정한 70억여원으로 결론낼 경우 파기환송 돼 재심을 받게 된다. 최악의 경우,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던 이 부회장이 다시 구속 수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도 이 부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오는 5일 공개할 예정인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위기 등 대외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시점에서의 성적표로, 시장과 국내 경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고백한 상태다. 지난달 26일 삼성전자는 “당초 예상보다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사업의 환경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공식 발표 전 사전에 실적 부진을 공개적으로 예고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일각에선 이같은 삼성의 예고는 시장 충격의 예방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LCD 패널 비수기 속에 중국 업체의 증설로 인한 공급 증가로 당초 예상 대비 가격 하락폭이 확대 되면서 디스플레이 실적이 악화됐고, 반도체도 수요 약세로 하락폭이 커졌다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증권가에서는 추정하는 삼성전자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3조6000억원과 7조4000억원으로, 이보다도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의 부진한 실적은 이 부회장이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기업인들과의 대화에서 “이제부터는 진짜 실력”이라고 호기롭게 언급한 것과는 대조된다. 물론 이 부회장이 지난해부터 반도체와 5세대 이동통신(5G)분야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 결과물이 1분기에 반영되기는 어렵다. 또 글로벌 경기 침체 분위기 등 대외 환경도 실적 하락 요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내 대표 기업의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은 국내 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해 글로벌 광폭행보에 나서면서 한편에서는 삼성 구성원들을 독려하며 미래 비전과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이 부회장으로선 1분기 성적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의 대규모 인수합병(M&A)과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 분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에게 불리한 판결이 내려질 경우 삼성의 방향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고 나아가 국가 경제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계와 산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으로서도 먹먹한 심정일 것”이라며 “국내 경기 침체 속에서 부정적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민철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