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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의 ‘결단’은?…매각 내몰리는 아시아나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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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의 ‘결단’은?…매각 내몰리는 아시아나항공

산업은행 등 채권단, 강도 높은 자구안 제출 압박
금호측 ‘내다 팔 건 다 팔았다’…차입금 상환 역부족
재무구조 개선 마지막 종착지, ‘아시아나항공’ 매각?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뉴시스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뉴시스 제공>

금호아시아나그룹 유동성 위기에 박삼구 전 회장이 퇴진을 선언한 가운데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전 회장이 ‘용퇴’라는 회심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는 박 전 회장에 대한 신뢰도 하락에 기인한다. 박 회장은 과거 ‘퇴진 카드’로 위기를 모면한 전례가 있는 만큼 순수한 ‘결자해지’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채권단의 인식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6일 종료될 예정이던 아시아나항공과의 재무개선약정(MOU)을 1개월을 연장했다. 채권단이 박 전 회장측에 시간을 내준 데는 그만큼 확실한 자구안을 가져오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제는 박 전 회장측이 내놓을 자구안이 극히 제한돼 있다는 데 있다. 박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일부 금호고속 지분은 이미 담보로 잡혀있고,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지분 또한 채권단에 넘어간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의 지분 대부분이 이미 담보로 잡혀 있어, 운신의 폭이 상당부분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사옥 매각 및 계열사 IPO 등으로 1조원 가량의 차입금을 상환했지만 2018년 말 기준 총 차입금은 3조4400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일부 노선 정리, 구조조정 등을 추진키로 했지만 더 이상 매각할 자산도 많지 않아 단기간 차입금 상환도 쉽지 않다. 게다가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지분의 시장가치가 2000억원 정도에 불과해 재무구조 해결에는 역부족이다.

채권단이 박 전회장의 남아있는 지분 등 사재출연을 통해 오너 일가의 책임을 거론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마땅치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결국 업계 안팎에선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자구안의 완결이라는 데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하지만 박 회장으로선 쉽지 않은 결단이다. 그룹의 60~70% 가량의 이익을 창출하는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를 매각할 경우 사실상 그룹 와해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박 회장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박 전 회장 향해 우회적으로 아시아나 매각 등을 포함한 강도 높은 자구안 제출을 요구받고 있다.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아시아나항공이 어려워진 근본적인 배경은 지배구조 문제”라고 밝힌 것도 사실상 아시아나 매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도 인터뷰를 통해 “대주주가 다 손실을 보고 그래도 안 될 때 우리가 손해를 보는 게 맞다”며 박 전 회장이 책임지는 자구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박 전 회장이 종국적으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압박을 비롯해 금호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에 근본적 해결책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잠재적 후보군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인수설이 거론됐던 SK그룹과 AK그룹, 롯데그룹도 단골 인수후보로 꼽힌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