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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씨네 24] 밝고 유쾌해진 DC유니버스 영화…신작 ‘샤잠’ 대박 흥행몰이 그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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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씨네 24] 밝고 유쾌해진 DC유니버스 영화…신작 ‘샤잠’ 대박 흥행몰이 그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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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유니버스(이하 DCEU)의 7번째 영화 ‘샤잠’이 미국에서 지난 5일 공개 첫 주말에 흥행수입 1위를 기록하는 등 입소문과 평판도 좋은 출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 2주째 주말에도 2,500만 달러(약 280억 원)의 흥행수입을 기록한데 이어 현재 북미지역에서만 9,400만 달러(약 1.000억 원)을 돌파하고 있다. 영화평론가의 의견을 수렴하는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 따르면 90%의 평론가가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으며 일반 관객들도 호평 일색이다.
‘샤잠’의 주인공 빌리 뱃슨은 필라델피아에서 사는 상냥한 극히 보통의 14살 소년. 어느 날 고대마술사 샤잠이 엉뚱한 일에서 만난 빌리의 솔직한 성격에 감명받아 그에게 6가지의 초능력을 주고 슈퍼히어로가 되는 법을 가르친다. 그것은 ‘SHAZAM!(샤잠!)’이라고 하는 한마디를 외치면, 근육질의 어른 슈퍼히어로 ‘샤잠’으로 변신할 수 있게 된다고 하는 것.

빌리는 소년이면서도 6가지 능력(솔로몬의 지혜, 헤라클레스의 힘, 아틀라스의 체력, 제우스의 권능, 아킬레스의 용기, 머큐리의 스피드)과 탄탄한 어른의 근육질 육체를 챙겼고 이를 친구인 프레디와 큰소리로 자랑한다. 그러나 기뻐할 새도 없이 숙적으로 과학자 Dr. 시바나가 등장한다. Dr. 시바나와 맞서기 위해 샤잠은 6가지 능력을 잘 다룰 수 있도록 훈련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샤잠 역에는 인기 TV드라마 ‘척(CHUCK)’시리즈의 제커리 레비. 샤잠으로 변신하는 소년 빌리 역은 애셔 엔젤이 맡았다. 그 외 Dr. 시바나 역은 ‘킹스맨’(14)에서 멀린을 맡은 마크 스트롱, 샤잠의 도우미 마술사 역은 ‘아쿠아맨’ 의 디몬 하운스, 또 텔레비전 드라마 ‘워킹 데드’ 제리 역으로 낯익은 쿠퍼 앤드류스도 출연했다.

그동안의 DCEU의 작품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3부작이나 ‘배트맨 vs 슈퍼맨 저스티스의 탄생’(16)등 어둡고 중후한 드라마 위주의 작품경향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엔 ‘원더우먼’(17) ‘아쿠아맨’(19) 등 온 가족이 즐기는 밝은 유머가 가미된 작품으로 점차 전환하고 있다. 그 결과 ‘아쿠아맨’은 전 세계 흥행수입 1조2,000억 원을 넘는 대히트를 거뒀다. 이제 막 공개한 ‘샤잠’도 그 트렌드를 타고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고 이미 속편제작 기획도 진행 중이다.

DC영화의 사장 월터 하마다는 미국의 경영잡지 ‘Fast Company’와의 인터뷰에서 “각각의 영화는 주인공을 충실히 그릴 예정이다. 조커의 영화는 샤잠과는 분명히 다른 톤으로 그려지고,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속편 또한 다르다. 시리즈 전체의 톤을 통일시키는 것은 굳이 의식하지 않고, 캐릭터와 스토리로 독자적인 색깔을 그리고 있다. 앞으로도 영화의 묘사스타일과 이야기에 다양성을 기르고 싶다고 말했다.

원래 샤잠은 DCEU 중에서 영화화가 별로 중요시 되지 않았던, 숨은 캐릭터였다. 사실 샤잠의 영화화 기획은 2000년부터 부상했다고 하지만, 그늘진 세계관의 DCEU영화가 속속 내놓는 가운데 톤의 다른 영화의 실현은 생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때가지나 6년 전 하마다가 “배트맨과 슈퍼맨이 아니라 영화화 가능성이 있는 다른 캐릭터”를 모색하라는 발언을 계기로 샤잠의 영화화가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됐다고 한다.
이런 고 예산 슈퍼히어로 영화는 개봉날짜 타이밍이나 트렌드를 강하게 의식해 제작이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작품에 관해서는 “공개일정을 미리 정하거나 무리하게 각본과 제작스케줄을 강요하는 일이 없었다”고 하마다는 말한다.

물밑에서 조용히 진행된 작품이지만, 주역인 샤잠 역은 무려 100명의 배우를 오디션 한 결과라고 전했다. 주역을 맡은 레버는 음울한 DCEU의 슈퍼히어로의 주역 오디션을 받아도 절대로 자신이 합격할 리가 없다고 주저해 굳이 어른인 프레디 역으로 오디션에 참가했다고 한다. 그 결과 오디션 테이프를 본 제작진이 레비의 아이 같은 순수한 기질을 간파하고 그를 샤잠으로 발탁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해외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CHUCK’의 유머가 넘치는 소박한 인상이 짙다. 그와 같은 친밀감을 가질 수 있는 배우를 기용해 작품의 밝은 매력을 끌어 낸 것이 히트의 또 다른 이유일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영화평론가 조 모겐스턴은 “이 영화는 이야기의 무게는 물론 공포감, 다크하고 차가운 묘사, 캐릭터의 무자비함과 왜 싸우는지 자문자답하는 진지함 등이 부족한 작품이다. 하지만 최고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지금까지의 DCEU 작품과 비교해 작품의 순수한 엔터테인먼트성을 극찬하고 있다.

미국에서 대히트 중의 ‘샤잠’은 한국에서도 이기를 끌고 있다. 온 가족이 웃고 놀라고, 즐길 수 있는, 영화감상의 묘미가 풍성한 이 작품이 극장에서 감상할 가치가 있는 것은 의심할 수 없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