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스타 24] 일본 연예전문가 본 BTS “그들은 사랑과 자신감을 동력으로 전진한다”

공유
1

[글로벌-스타 24] 일본 연예전문가 본 BTS “그들은 사랑과 자신감을 동력으로 전진한다”

이미지 확대보기


‘MAP OF THE SOUL’은 새로운 챕터의 시작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2일에 발매한 ‘MAP OF THE SOUL: PERSONA’는 미국 ‘빌보드200차트’ 1위라는 기록과 함께 그 이름을 세계에 알렸다. 이 앨범은 ‘LOVE YOURSELF’ 시리즈에 이어 새로운 챕터의 개막을 장식한 작품이다. 전작 ‘LOVE YOURSELF: 연결 Answer’가 그 3개월 전에 발표된 ‘ LOVE YOURSELF: 전 Tear’에 신곡을 추가해 재편집된 앨범이었기 때문에, 이번 작품이야말로 명실 공히 ‘세계적 그룹’이 된 후의 그들의 새로운 방향성을 나타내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다.

그때까지 같은 세대 젊은이의 고뇌나 갈등, 사랑이나 사랑의 아픔과 기쁨을 노래해 온 그들은 ‘LOVE YOUSELF’시리즈로 “아무도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멈출 수 없다”라고 소리 높이며 자기 자신을 긍정하고 사랑하는 것에 도달했다. 융 심리학 입문서인 머레이 스타인의 ‘융 마음의 지도’ 에서 타이틀을 따낸 이번 ‘MAP OF THE SOUL’의 제1작이 보이는 것은 전작에서 얻은 ‘self love’을 원동력으로 오늘의 자신들을 만들어 낸 과거를 축복하면서 미래로 전진하려는 자세이다.

한층 부드러워진 과거 작품들과의 연계


이번 작품 ‘MAP OF THE SOUL: PERSONA’에서는 몇 개의 과거 작품에 대한 알기 쉬운 레퍼런스를 깨닫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원점 회귀도 아니고, 노스탤지어적인 추억도 아니다. 오프닝 트랙인 ‘Intro: Persona’나 클로징 트랙의 ‘Dionysus’는 힙합에 록을 가미한 초기 BTS의 악곡을 방불케 하지만 에드 실런이 송라이팅에 참여한 ‘Make It Right’를 비롯해 전체로서는 공격적인 사운드보다 세련된 멜로디적인 감각이 귀를 즐겁게 한다.

그들은 지금까지 힙합을 축으로 한 강력한 사운드를 대명사로 하는 한편, EDM과 R&B, 라틴팝 등 다양한 장르와 트렌드를 도입하면서, 최근에는 보다 멜로디의 비중을 높인 악곡을 많이 발표했다. 이번 작품도 그 방향성을 더 밀고 나가는 것 같다.

리더 RM의 솔로곡 ‘Intro:Persona’는 2014년에 발표된 BTS의 두 번째 미니앨범 ‘Skool Luv Affair’을 참조했다. PV에도 ‘Skool Luv Affair’ 발매시의 트레일러 영상과 같은 애니메이션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미국 뮤지션 할시가 참여한 앨범의 리드곡 ‘Boy With Luv’의 타이틀에서 생각나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Skool Luv Affair’의 수록곡 ‘Boy In Luv’다.

적극적인 변화에 담긴 팬들에 대한 생각


‘Skool Luv Affair’는 그들이 힙합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한 이듬해 발표된 초기 시리즈 ‘학교 삼부작’의 첫 번째 작품이다. 소년의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의 아픔과 마음이 닿지 않는 안타까움을 노래한 것이 ‘Boy In Luv’ 라면 5년 후에 접수된 ‘Boy With Luv’의 주인공은 그 이름대로 애정을 받았고 그것을 주겠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이 긍정적 변화는 그들이 지금까지 작품에 담아 온 이야기의 연장선 위에 있다.

‘네가 그때 주고 간 두개의 날개로 나는 이렇게 높이 날고 있다’라는 구절에서도 알 수 있듯이 ‘Boy With Luv’는 ARMY(BTS 팬의 호칭)의 메시지송이기도 하다. ‘WINGS’은 그들이 ‘빌보드200차트’에서 당시 한국 아티스트 사상 최고 높은 26위를 기록한 앨범의 제목이다. 이들의 세계적인 약진은 이 작품을 계기로 시작됐다.

‘Boy With Luv’의 PV에 등장하는 네온사인에는 ‘WINGS’ ‘LOVE YOURSELF’ ‘YOUNG FOREVER’라는 과거의 앨범타이틀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데, 이 곡은 그러한 작품을 거쳐 그들을 현재의 높이까지 끌어올린 ‘ARMY’에 대한 축복의 노래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바꾸어 말하면 헌신적이고 방대한 팬덤을 쌓아 올려 온 그들 행보에 대한 축복이기도 하다.

앨범의 중간에 위치한 ‘HOME’에서는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은 이후 허탈감이 정직하게 불리고 있지만, 거기에서도 ‘네가 있는 장소가 나의 홈’이라는 메시지를 담아 온 세상에서 그들을 지지하는 팬들에게 안식을 요구한다.

팬들 ‘롤 모델’로서의 팝스타상을 보여줘


BTS는 최근 발표된 미국 ‘TIME’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리스트에 아리아나 그란데, 테일러 스위프트, 레이디 가가 등 세계적 뮤지션들과 함께 선출됐다. 추천문을 쓴 것은 ‘Boy With Luv’에서 콜라보 작업을 한 할시다.

그녀는 추천사에서 BTS의 7명을 “BTS는 자신감을 갖는 것의 긍정적 메시지와 반짝거리는 악곡에 포함된 복잡한 철학, 꼼꼼하게 짜인 안무, 끊임없이 보는 진짜 시너지와 그들의 유대, 그리고 수없는 노력에 의해 무수한 팬들과 그들의 매력에 저항할 수 없는 모든 사람들에게 롤 모델로 그 14개의 발을 내딛어 왔다"고 평가했다.

롤 모델로서의 그들의 영향력은 팬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담은 이번 작품에서도 증명되고 있다. ‘MAP OF THE SOUL: PERSONA’의 말문을 연 ‘Intro: Persona’의 티저 영상이 공개되었을 때 팬들 사이에서 ‘Persona Challenge’라고 하는 무브먼트가 일어났다.

‘Intro: Persona’는 RM이 자기 본래의 아이덴티티를 모색하는 갈등을 랩한 악곡이다. 이에 영감을 받은 팬들은 몇 년 전 자신과 지금의 자신 사진을 나란히 SNS에 올리면서 과거의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현재에 이른 자신의 성장을 인정해주는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시작한 것이다.

‘#Persona Challenge’의 해시태그를 따라가다 보면 외형적인 변화를 꼽는 사람도 있고, 생각이 달라진 사람, 병을 넘어선 사람 등 팬 개개인의 개인적인 퍼스널 스토리 일부를 엿볼 수 있다. 공통되는 것은 지금 자신에게 만족한다는 것, 그리고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지 않는 것이다.

감사의 마음으로 귀결되는 '마음의 지도'


과거의 자신을 인정하면서 현재의 자신을 사랑하고 미래를 향해 전진하자 라는 자세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thanku, next’나 지금 자신의 설렘을 중시하고 버리는 것에도 감사를 표하는 ‘곤마리 메소드’와도 일맥상통하며, 인기 넷플릭스 프로그램 ‘퀴어 아이’의 최신 시리즈에서도 ‘자신을 사랑하는 것, 위로하는 것’의 중요성이 재삼심이다.

전작 ‘LOVE YOUSELF’시리즈의 마지막을 끝맺은 ‘Answer: Love Myself’에서 ‘어제 나 오늘의 나 내일의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야)’라고 부른 BTS도 또한 그러한 오늘의 팝 컬처에 있어서의 ‘self love’표현의 일례로 볼 수도 있다. 과거의 자신들을 받아들이면서 업데이트한 현재의 모습을 나타낸 이번 작품 ‘MAP OF THE SOUL: PERSONA’에도 그 메시지는 계승되어 ‘#Persona Challenge’와 같이 긍정적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

하기야 지금까지의 그들이 그랬듯이 이번에 보여준 이들의 표정은 그 복잡한 페르소나의 한 단면에 불과할 것이다. 넓힌 마음의 지도로 그들은 청취자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가. BTS의 새로운 챕터는 이제 막 시작됐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