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20일(현지시간) 기아차가 슬로바키아에서 전기차 생산을 추진 중 이라고 보도했다.
기아차는 질리나공장에서 휘발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을 만들고 있어 질리나공장 인근에 전기차 생산기지를 만들어 차량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등 주요 전기차 배터리업체들의 행보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늘릴 계획이며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유럽의 관문으로 꼽히는 슬로바키아에 공장을 세우고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제공하는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해 유럽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EU, CO2 배출 억제로 전기차 폭발적 성장
기아차가 SK, LG 등과 손잡고 슬로바키아에 전기차 생산거점을 만들려는 데에는 유럽에서 한층 강화되고 있는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기준 때문이다.
이를 초과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는 초과 CO2 1g 당 95유로(약 12만원)의 벌금이 판매 차량 대수에 부과된다.
업계 전문가는 “2030년에 CO2 배출량을 59g 이하를 준수할 수 있는 차종은 전기차 밖에 없다”며 “기아차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유럽에서 전기차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 유럽내 전기차 판매 급증 따른 배터리 수요 고민 ‘해결’
기아차가 슬로바키아에 전기차 생산기지를 구축하려는 또다른 이유로는 유럽내 늘고 있는 기아차 전기차 판매량을 꼽을 수 있다.
기아차 니로 하이브리드(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차는 2016년 전 세계에 첫 모습을 드러낸 후 지금까지 전 세계 시장에서 27만 여대가 팔렸다. 이 가운데 절반인 10만대로 유럽에서 판매되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 니로 전기차 인지도가 커지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아차가 슬로바키아 등 유럽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경우 유럽 등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서 공급을 신속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니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가 SK이노베이션의 NCM622” 이라며 “SK이노베이션의 동유럽 진출은 기아차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민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entlemin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