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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쿠팡 어디까지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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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쿠팡 어디까지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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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봉 생활경제부장
“회사 괜찮니? 너는 계속 다닐 수 있는 거야?”

e커머스업체 쿠팡 직원 김모과장은 최근 이 같은 질문을 연속으로 들었다고 한다. 한 명은 전화로, 또 다른 이는 메신저로. 혹시 몰라 눈치만 보는 이들도 많았다. 급기야 단체톡방에 “저 회사 잘 다니고 있습니다”라는 공지를 띄우고서야 많은 선후배들은 그의 걱정을 멈추게 됐다고 김 씨는 전했다.

김 씨 동료들의 걱정은 다름 아닌 쿠팡의 손실액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 회복되던 영업손실이 지난해 대폭 늘어났다. 위메프나 티몬에 비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다. 손실액이 동종업계 다 합친 것보다 몇 배는 크다. 사실 동종업계의 영업손실도 일반 제조업에 비하면 엄청난 액수다. 반도체나 바이오업체 빼고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는 제조업체는 거의 없다. 대리점 갑질 파문으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던 남양유업마저도 이보다는 손실이 적다. 다만 회사는 휘청댔다. 휘청댈 뿐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그나마 새는 돈을 틀어막고 일체 안 썼기 때문이다. 이정인 전 남양유업 대표가 일조했다. 남양유업은 구조조정과 금융전문가를 불러들여 이제 겨우 회사를 추슬렀다. 최근에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의 마약사건으로 이미지를 구겼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제조업체에게 쿠팡의 영업손실액은 상상도 못한단 얘기를 하려니 애먼 남양유업까지 들먹이게 됐다.
어쨌든 1조 손실에도 쿠팡은 늘 즐거운 회사다. 직원들은 영업손실에 1도 관심이 없다. 오히려 그 시간에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쿠팡에 더 오게 할까를 고민한다. 그러다보니 쿠팡이라는 회사의 덩어리가 지난해보다 거의 두 배 커졌다. 2017년 2조6000억원대의 매출이 불과 1년 사이에 4조4000억원까지 커졌다. 영업손실액도 많지만, 투자대비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할 수 있다. 한 때 쿠팡이 위메프와 티몬과 어깨를 나란히 했을 때 가장 듣기 싫었던 말 중에 하나는 소셜커머스였다.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품었던 원대한 꿈을 소셜커머스 정도로 축약했으니 쿠팡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할 만도 했다. 하지만 당시 쿠팡의 자존심 따위는 굳이 생각지 않았다. 그저 많은 이들이 이커머스 시장을 노린다는 쿠팡의 꿈이 헛되다고 입을 모았다. 비웃음은 덤이었다.

영업손실 1조원, 매출 4조원. 이 숫자를 보고 당시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었던 이들에게 아직도 그 비웃음끼가 남아 있을지 의문이다.

명실공히 이커머스 시장에 쿠팡은 우뚝 섰다. 단순 매출이 크게 올라서가 아니다. 한국의 아마존이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아마존을 넘보기 위해 쿠팡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그 첫번째 접점이 바로 물류공장이다. 수천억원을 들여 물류센터를 두 배로 늘렸다. 아마존처럼 자동화시스템 도입도 연구 중이다. 아울러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일단 국내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쿠팡은 현재 그 숙제를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계속되는 손실에도 몸집 불리기를 예사로 알고, 의문감을 떨쳐버릴 수 없는 회사 쿠팡. 사실 내부에 좌불안석인 직원들도 있었다. 불과 3년 전까지 만해도 그랬다. 지금은 알토란같은 직원들만 남았다. 물론 사내에 비밀이 많은 것은 여전하다. 항상 베일 속에 가려있는 회사지만, 어느 순간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면서 모두를 놀래게 만든다.

과연 쿠팡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조규봉 생활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