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업체 쿠팡 직원 김모과장은 최근 이 같은 질문을 연속으로 들었다고 한다. 한 명은 전화로, 또 다른 이는 메신저로. 혹시 몰라 눈치만 보는 이들도 많았다. 급기야 단체톡방에 “저 회사 잘 다니고 있습니다”라는 공지를 띄우고서야 많은 선후배들은 그의 걱정을 멈추게 됐다고 김 씨는 전했다.
어쨌든 1조 손실에도 쿠팡은 늘 즐거운 회사다. 직원들은 영업손실에 1도 관심이 없다. 오히려 그 시간에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쿠팡에 더 오게 할까를 고민한다. 그러다보니 쿠팡이라는 회사의 덩어리가 지난해보다 거의 두 배 커졌다. 2017년 2조6000억원대의 매출이 불과 1년 사이에 4조4000억원까지 커졌다. 영업손실액도 많지만, 투자대비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할 수 있다. 한 때 쿠팡이 위메프와 티몬과 어깨를 나란히 했을 때 가장 듣기 싫었던 말 중에 하나는 소셜커머스였다.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품었던 원대한 꿈을 소셜커머스 정도로 축약했으니 쿠팡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할 만도 했다. 하지만 당시 쿠팡의 자존심 따위는 굳이 생각지 않았다. 그저 많은 이들이 이커머스 시장을 노린다는 쿠팡의 꿈이 헛되다고 입을 모았다. 비웃음은 덤이었다.
영업손실 1조원, 매출 4조원. 이 숫자를 보고 당시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었던 이들에게 아직도 그 비웃음끼가 남아 있을지 의문이다.
명실공히 이커머스 시장에 쿠팡은 우뚝 섰다. 단순 매출이 크게 올라서가 아니다. 한국의 아마존이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아마존을 넘보기 위해 쿠팡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그 첫번째 접점이 바로 물류공장이다. 수천억원을 들여 물류센터를 두 배로 늘렸다. 아마존처럼 자동화시스템 도입도 연구 중이다. 아울러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일단 국내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쿠팡은 현재 그 숙제를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계속되는 손실에도 몸집 불리기를 예사로 알고, 의문감을 떨쳐버릴 수 없는 회사 쿠팡. 사실 내부에 좌불안석인 직원들도 있었다. 불과 3년 전까지 만해도 그랬다. 지금은 알토란같은 직원들만 남았다. 물론 사내에 비밀이 많은 것은 여전하다. 항상 베일 속에 가려있는 회사지만, 어느 순간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면서 모두를 놀래게 만든다.
과연 쿠팡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조규봉 생활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