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한기 생명보험협회 보험사기대응센터장의 말이다. 지난 25일 생보협회에서 만난 채 센터장은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가족을 살해하는 등의 강력범죄가 발생할 때만 보험사기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 외의 과잉진료‧허위입원 등 연성보험사기는 남의 일로만 생각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이를 가볍게 넘기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채 센터장은 “보험사기 피해자는 보험사라고 생각하는데 돌고 돌아서 보험계약자도 피해를 입게 된다. 보험사기가 만연하면 불필요한 보험금 지급이 늘어 선량한 보험계약자의 보험료가 올라 결국 본인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판매된 실손보험은 자기부담금이 없었는데 이 때문에 과잉입원 등이 증가해 보험료가 올랐다. 그런데도 줄지 않자 자기부담금이 10% 생겼고 이후 20%까지 올랐다”며 “과잉입원 등이 없었다면 선량한 계약자들은 100% 다 보장받을 수 있었을 텐데 똑같은 돈을 내고도 보장은 점점 덜 받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기가 일어나는 것에 비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매우 낮은데 이는 사고 발생 후 보험금 청구가 일어나기 때문에 그 전에 증거자료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연성사기의 경우 잡아내기가 더 어렵다고 채 센터장은 말했다.
그는 “병원과 보험금 청구자가 입을 맞추기도 하고 조사에 들어가면 민원을 제기하기도 해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진료, 입원 등이 진짜 필요한 상태였는가를 밝혀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채 센터장은 보험사기에 대한 경각심이 낮은 것에 대해 보험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꼽았다.
한편 생보협회 보험사기대응센터는 금융당국과 함께 보험사기 적발, 제도 개선 등에 힘쓰고 있다. 여기에 더해 보험사기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교육과 홍보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채 센터장은 “앞으로도 보험사기가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사실을 알리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