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Biz 24] 이란, 사우디 '만행' 맹비난…UN 인권 이사회에 제명 요청

이란 사법부 인권본부가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이 자국 시민 37명을 대량 처형한 것을 맹비난하며, 유엔 인권 이사회(UNHRC)에 사우디를 제명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사우디 내무부는 지난 23일(현지 시간) 테러 개입을 이유로 기소된 시민 37명을 동시에 처형했으며, 그중 한 명에 대해서는 사체를 십자가에 못 박는 형벌도 가했다. 이에 대해 국제 사회와 인권단체 등은 '소수 종파 탄압' 등 의혹을 제기하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게다가 실제 처형된 시민 대부분이 '시아파'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처형이 수니파가 지배하고 있는 사우디의 소수 종파 탄압이며 향후 종파간의 긴장을 고조시킬 우려가 고조됐다. 이에 시아파인 이란은 사우디를 국제 사회에서 고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란 사법부 인권본부는 지난 26일(현지 시간)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유엔 인권 이사회의 회원국인 것은 일종의 씁쓸한 아이러니다"라며 동시에 "국제 사회의 상식에 대한 공공연한 모욕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대규모 일관된 행동을 통해 이 모욕적이고 부패한 괴뢰 정권을 유엔 인권 이사회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사우디를 지배하는 사우디 왕가의 범죄는 갈수록 증가하는 세계 안보에 대한 최고의 위협"이라고 강조한 뒤 "미국과 영국, 프랑스, 그리고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자, 이스라엘 정권을 지칭) 정권이 사우디의 군사, 정치, 전략 면에서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의 측면이 한층 더 확대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우디 정부는 매년 테러 대책을 구실로 앞세우거나 혹은 언론의 자유를 봉쇄할 목적으로 많은 반체제 파벌이나 인사에 대해 엄벌을 가하고 있으며, 일부는 처형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실행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의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지난해에만 무려 149명이 처형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