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G-Military]북한판 이스칸다르, 대구경 방사포 사정권에 든 한반도...사드도 무력화?

공유
0

[G-Military]북한판 이스칸다르, 대구경 방사포 사정권에 든 한반도...사드도 무력화?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5일 북한이 동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아래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가 동원된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보도하면서 북한이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위협하고 있음이 다시 드러났다. 군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것이 미사일이 아니라 '단거리 발사체'라는 말로 위협을 축소하지만 공개된 무기의 사거리와 능력은 실로 무시시무시하다. 대응수단이 제한돼 있다는 게 문제다.

북한판 이스칸다르 전술지대미미사일. 사진=조선중앙통신이미지 확대보기
북한판 이스칸다르 전술지대미미사일. 사진=조선중앙통신

합동참모본부는 4일 오전 "북한이 오늘 오전 9시6분부터 9시27분경까지 원산북방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불상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다"면서 "발사된 발사체는 동해상까지 약 70km에서 200km까지 비행했다"고 전했다. 합참은 최초 북한이 '불상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단거리 발사체'로 수정해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하루 뒤인 5일 전술유도무기가 발사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북한의 240㎜, 300㎜ 방사포, 러시아의 전술 지대지미사일 '이스칸다르'와 외형이 흡사한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이 담겼다. 함참은 절반은 맞췄다고 할 수 있다.

군사 전문가인 양욱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 "지난해 2월 북한군 열병식에 등장한 KN-02 개량형이거나 방사포 KN-09 구경 300mm 방사포 또는 그 개량형일 것"으로 추정했다.

통신은 관심을 모은 '단거리 발사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구경 300mm 방사포(KN-09)와 240mm 방사포 모두 발사하는 모습이 담겼다.예상하지 못한 것은 북한판 이스칸다르로 알려진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이었다.

북한의 구경 300mm 방사포 KN-09.사진=밀리터리투데이이미지 확대보기
북한의 구경 300mm 방사포 KN-09.사진=밀리터리투데이

300mm 방사포는 'KN-09'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북한은 2015년 10월 10일 오후에 열린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300mm 방사포를 최초로 공개했다.중국이 러시아에서 도입한 다음 개량해 제3국에 수출한 300mm 다연장로켓 'WS-1B'와 비슷하다.WS-18의 사거리는 180km이며, 길이는 6.37m, 탄두 중량은 150kg이어서 KN-09도 이와 비스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싱크탱크인 CSIS 산하 미사일쓰렛(Missile Threat)은 사거리를 190km로 추정한다. KN-09는 자체 로켓 추진 유도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미사일로 추정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스칸다르 미사일(러시아 9K720, 나토명 SS-20)은 사거리를 60∼70㎞에서 500㎞까지 조절할 수 있고, 종말 단계에서 탄두 부분을 조정할 수 있어 복잡한 비행궤적을 만들어 내 요격이 까다로운 무기 알려져 있다. 탄두 500kg 이상으로 핵 탄두 탑재도 가능하다.

경남대 김동엽 교수는 "지난달 김정은이 시험발사를 현장지도했다는 신형전술 무기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이면서 다양한 비행궤도와 최종단계에 진입각도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유도 가능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등 미사일 방어체제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사드는 미군이 배치해 놓고 있지만 한국군은 시민단체의 반대로 도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대공 미사일 패트리엇(PAC-3)이 있지만 사거리가 40여km에 불과해 극초음속으로 하강하는 북한판 이스칸다르를 요격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한국군의 전술 탄도탄 방어 과제가 또 하나 생긴 셈이다.

북한의 원산 깃대령 미사일 기지에서 서울까지 거리는 170km, 미군 기지가 있는 평택까지는 220km다. 모두 북한 방사포 사정권이다. 주요 군기지는 탄도미사일과 항공기를 요격하는 패트리엇 미사일과 천궁 등으로 보호되지만 비오듯 쏟아질 북한의 대구경 방사포탄을 막을 방도는 없다.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사진=국방과학연구소이미지 확대보기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사진=국방과학연구소

우리군은 북한의 방사포를 포함한 장사정포를 개전초에 무력화하기 위해 사거리가 늘어난 현무 지대지 미사일과 탄도미사일과 함께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를 개발하고 있다. 사정거리 150km 이상인 탄도미사일인 KTSSM은 GPS 유도기술을 적용해 정확하게 표적을 타격한다. KTSSM은 같은 발사대에서 수초 안에 4발을 발사해 대량으로 목표를 파괴할 수 있다고 한다. 개전 초 300mm 방사포 갱도진지와 북한의 스커드 탄도미사일 고정기반 시설을 파괴하는 데 투입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전배치됐다는 보도는 없었다.

북한판 이스칸다르의 등장은 한반도 어디든 타격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군 기지가 밀집된 평택과 오산, F-15K 기지가 있는 대구, 해군기지가 있는 부산 등 한반도 전역의 한국군과 미군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북한이 분명히 분명히 보여준 것으로 보는 게 온당하다. 그런데도 북한의 이번 훈련에 대해 관변 매체들은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실패 이후 미국과의 협상이 교착된 상황에서 기싸움 성격의 저강도 대미 압박용이라는 풀이를 내놓고 있다. 경남대 김동엽 교수는 페이스북에 "농번기가 시작된 5월 초 재래식 전력의 대규모 훈련을 했다는 것은 이례적이고 그 만큼 안보에 대한 인민들의 우려와 군사기, 군심이반 차단 등 내부 메시지가 강하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젠 누치 보지 않고 할 건 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