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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CEO] '투자의 신' 워런 버핏, 크래프트하인즈 투자실패 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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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CEO] '투자의 신' 워런 버핏, 크래프트하인즈 투자실패 자인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에서 실패사례로 소개…아마존과 코스트코에 밀려 실적악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미지 확대보기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투자의 신'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투자 실패를 자인하는 보기드문 모습을 보였다.

8일(현지 시간) 포브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최근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자신의 투자 실패와 성공 사례에 관해 솔직히 얘기하면서 실패의 한 사례로 미국 식품대기업 크래프트 하인즈를 꼽았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주식 25%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크래프트 하인즈 주가가 지난해 최고치보다 거의 절반, 2년 전보다는 3분의 1정도 하락했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으로서도 변명할 여지가 없는 투자 실패였다.

버핏 회장의 투자 실패 이유는 간단하다. 지나치게 많은 투자를 했다는 것이다. 어떤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투자규모가 크면 나쁜 결과의 영향도 크다는 점이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코스트코와 월마트, 아마존 산하 홀푸드마켓의 자체상표(PB) 상품에 밀려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아마존 닷컴은 ‘베이식’를 필두로 여러분야를 아우르는 상품을 제공하는 강력한 PB상품을 내놓으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코클랜드 등 PB상품을 보유한 회원제 대형슈퍼 코스트코는 약 390억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크래프트 하인즈의 매출액(260억 달러)을 상회하고 있다.

크래프트 하인즈가 150년 가까이 성장해온 기업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아마존과 코스트코의 성장세는 놀랄만한 것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어떤 의미에서 스스로 성공의 희생자다. 투자자들은 버크셔의 투자기업들에 주목하고 투자전력을 흉내내려고 한다. 이 같은 결과로 크래프트 하인즈의 주가는 상승했다.
버크셔가 상당히 장기간 투자해왔던 코카콜라와 하와이의 프리미엄 초콜릿 시즈 캔디즈 (See's Candies)는 버핏 회장이 소비자 브랜드 투자에 있어서 성공사례로 꼽힌다.

벤처투자자를 포함한 투자자들은 버핏 회장 접근법의 가치를 인식하고 그것을 흉내내려고 해왔다. 그것에 기인한 경쟁이 버크셔로부터 매력적인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주식을 선택해서 매입하는 자유를 빼앗았다.

하지만 버크셔의 투자는 여전히 두 가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우선 합병 전의 하인즈에 대한 투자는 분명히 성공적이었다. 두 번째로는 훌륭한 사업일지라도 지나친 투자가 이루어지면 확실히 문제가 발생하지만 기본적으로 좋지 않은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점이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기대한 만큼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보유한 다수의 브랜드 질은 유지되고 있고 장기적인 가치도 변하지 않는다. 형편없는 사업에 투자한 경우에 볼 불이익은 훌륭한 비즈니스에 과도하게 투자한 경우의 불이익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회장도 투자 실수를 한다. 투자 대상에는 그에 걸맞는 적정가격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을 넘어서는 금액을 투자하면 그 기업이 아무리 훌륭해도 좋은 투자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 법이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