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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푼돈’ 박대하는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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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푼돈’ 박대하는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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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마이카 프로야구 정기예금’의 추가판매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지난 3월 12일 프로야구 시즌 개막과 함께 2조 원을 한도로 출시했는데, ‘완판’ 됨에 따라 1조 원의 예금을 더 설정한 것이다.

이 예금은 기본금리 연 2%에 고객이 선택한 구단의 성적이 좋으면 추첨을 통해서 최고 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금융상품이다.

가입은 300만 원부터 1억 원까지라고 했다. 비대면 가입일 경우, 50만 원부터 받는 예금이라고 했다.

프로야구와 관련된 금융상품은 더 있다.

부산은행은 ‘BNK부산은행 가을야구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자이언츠의 성적과 관중 수에 따라 최대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금융상품이다. 올해로 벌써 13년째 판매하고 있는 예금이다.

이 예금도 300만 원 이상이어야 가입할 수 있다. 이자도 1000만 원 미만일 경우 1.98%, 1000만 원 이상이면 2.13%다.
대구은행은 삼성라이온즈 팀의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특판 DGB홈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자는 영업점 창구에서 가입할 경우 2.05%, 비대면 가입의 경우는 2.1%를 지급하고, 이 기본금리에 삼성라이온즈의 성적에 따라 최대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고 했다.

이 예금의 가입도 100만 원 이상 5000만 원까지다.

대구은행은 프로축구팀 대구FC의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특판DGB대팍예금’도 판매하고 있다.

이 예금도 100만 원 이상 5000만 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고 했다.

광주은행의 ‘KIA타이거즈 우승기원 예·적금’의 경우는 예금과 적금으로 나눠서 판매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우승기원 예금’은 500만 원부터 최고 5000만 원까지 가입할 수 있는 예금이다. ‘KIA타이거즈 우승기원 적금’은 월 10만 원부터 최고 100만 원까지 가입할 수 있는 예금이라고 했다.

그런데, 따져볼 게 있다. 최저 가입금액이 300만 원이면 어지간한 월급쟁이의 한 달 봉급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1000만 원 넘게 예금해야 이자도 더 많이 준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들 은행의 가입 기준인 300만 원, 500만 원, 100만 원에 미치지 못하는 ‘푼돈’은 ‘예금 거절’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야구나 축구팬 중에는 ‘푼돈’밖에 없는 어린이나 학생도 많다. 이는 프로야구와 축구의 미래뿐 아니라, 은행으로서는 ‘미래고객’ 확보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예금상품은 푼돈은 서럽게 만들고 있다. 한푼 두푼 모아 목돈 만들어볼 기회마저 주지 않고 있다.

은행들이 과거 ‘금융기관’이던 당시에는 아이들 벙어리저금통의 동전까지 유치했었다. 그러나 ‘금융회사’가 되면서 푼돈을 글자 그대로 ‘푼돈’ 취급하고 있다. 푼돈 따위는 ‘계좌 관리비용’도 나오지 않는다며 아예 예금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