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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200원 돌파 임박, “하반기 급등세 꺾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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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200원 돌파 임박, “하반기 급등세 꺾인다”

2년 4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
외환당국 시장개입, 미경기회복 등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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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환율 상승세가 거침없다. 달러당 1200원 턱밑까지 오르며 2016년 이후 최고점인 1200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0.2원 내린 119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원달러환율은 그야말로 고삐가 풀렸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한 달간 60.9원(5.3%) 올랐다. 장마감 기준으로 지난달 17일 1134.8원이던 환율은 지난 17일 1195.7원까지 올랐다. 7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 2017년 1월 11일 이후 약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회성 요인들과 대형악재가 겹치며 원달러환율은 갈수록 치솟는 모습이다. 지난달 원달러환율 상승에는 배당금 역송금 수요와 한국 경제 지표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 배당금 지급과 배당금의 역송금 수요로 달러 공급 부족이 원달러환율상승에 불을 지폈다.

지난달 25일 나온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직전 분기 대비 -0.3%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여 만에 역성장을 기록한 것도 한몫 했다.

그 뒤 상승세가 급등세로 바뀐 핵심요인은 미중 무역협상의 결렬이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25%로 상향하기로 한 뒤 중국도 반격에 나섰다. 중국은 다음달 1일부터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양국의 무역분쟁이 본격화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은 단기로는 1달러에 1200원을 뚫고 오버슈팅(과열)국면이 연출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위험기피 현상이 극대화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고점 경신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면서 "장중 위안화와 증시 외국인 동향, 당국의 대응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전망과 관련 가장 리스크는 원화약세 심리를 차단할 브레이크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미중 무역협상의 최종결렬되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250원을 웃돌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원달러환율 1200원이 추가 상승 발판의 지지선이 될지, 단기 고점의 저항선으로 작용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환율상승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재료인 미중 무역분쟁이 이미 노출된 재료인 만큼 1200원에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환율 급등의 원인을 미중갈등 격화에 따른 영향이라 본다면 단기 조정 시점도 미중의 긴장 강도 완화에 달려 있다"면서 "미중 협상재개에 급등에 따른 되돌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쏠림 차단을 위한 외환당국의 시장개입도 환율급등을 제어할 변수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달러환율 급등을 방치할 경우 그 자체가 금융불안의 새로운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외환당국의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게다가 원화가치 하락이 아니라 상승 쪽으로 시장 개입을 한다는 점에서 외환당국이 미국 재무부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기로는 상방이 뚫렸으나 중장기로는 환율 급등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은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파른 원달러환율 상승은 일시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 따른 오버슈팅"이라면서 "다음달 하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에 미중 무역갈등이 해소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미국 주도의 글로벌 경기 개선세가 미국 외 지역으로 확산됨에 따라 달러화의 강세압력도 진정될 것"이라며 하반기 원달러환율 예상범위로 1090~1199원을 제시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