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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CEO 등 임원 스톡옵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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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CEO 등 임원 스톡옵션 딜레마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 등 임원 19명 31만주부여
주가 행사가 못미쳐 속앓이, 최희문 부회장은 함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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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최고경영자(CEO) 등 임직원이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에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스톡옵션행사 시기가 한참 지났으나 스톡옵션행사가보다 훨씬 낮은 주가로 행사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최근 성과보상시스템은 증권업 성장 정체로 스톡옵션부여보다 성과급 확대로 바뀌고 있는 것도 이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 등 임원 31만주 스톡옵션 부여


스톡옵션을 받은 증권사 CEO 등 임직원들의 희비는 주가에 따라 엇갈린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일정수량의 자기회사의 주식을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스톡옵션만 떼놓고 보면 눈물을 머금고 있는 대표 증권사 임원은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이 가장 먼저 꼽힌다.

21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우증권과 합병전인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12년 6월 5일 임원 19명에게 총 31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행사가격은 5만5000원, 7만 원 두 가지였다. 스톡옵션 부여일 기준으로 2년 이상 재직하면 3년째가 되는 2015년 6월 5일부터 2020년 6월 4일까지 5년 동안 이 가격에 자사주를 주는 조건을 부여했다. 당시 조웅기·변재상 각자 대표 사장에게는 각각 4만5000주(행사가격 5만5000원), 3만5000주(행사가격 7만 원)가 부여됐다.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증권 합병에 따른 행사가격, 행사수량 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통합미래에셋대우 출범 이후 현재까지 조웅기 부회장,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은 각각 4만5000주, 3만5000주의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스톱옵션 행사기간이 내년 6월 4일까지로 1년 이상 남았지만 스톡옵션 행사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주가하락으로 스톡옵션별로 행사가격이 각각 3만7643원, 4만7680원으로 조정됐으나 최근 주가에 비하면 턱없이 높다.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지난해 5월 1만원선 아래로 떨어진 뒤 16일에는 7380원으로 마감했다. 앞으로 1년 내에 최근 주가보다 무려 5배 넘게 뛰어야 스톡옵션 행사가 가능한 것을 감안하면 그림의 떡인 셈이다.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 김기형 사장은 안전권, 시세차익 기대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 김기형 사장은 스톡옵션 행사 시 시세차익 실현이 확실시된다. 스톡옵션 행사가보다 주가가 더 높기 때문이다.

최 부회장과 김 사장은 지난 2017년 각각 290만주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행사가격은 4380원, 행사기간은 2020~2024년이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스톡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최근 메리츠종금증권의 주가가 5000원 선으로 스톱옵션행사가와 차이가 대략 600원이다. 이 수준으로 스톡옵션행사시 약 17억4000만 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키움증권도 관심사다. 키움증권은 임직원 연봉이 상대적으로 박한 증권사다. 그러나 권용원 전 사장(현 금투협 회장)은 지난 2017년 증권업계 연봉킹으로 등극한 적이 있다. 순전히 스톡옵션 덕분이었다.

권 전 사장은 지난 2009년 5월 대표이사에 선임된 직후 스톡옵션을 받았다. 규모는 약 15만 주로 행사기간은 2011년 5월 말부터 2016년 5월 말까지 5년 동안이었다.

주당 5만5390원에 행사하는 조건이며 방식은 신주 교부, 자기주식 교부, 차액 보상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권 전 사장은 스톡옵션 행사 만료 직전인 지난 2016년 5월 이 스톡옵션을 모두 행사했다.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시세차익 23억8300만 원이 발생했다. 여기에다 급여 4억6400만 원, 상여금 3871만 원을 모두 더한 총보수는 29억500만 원으로 증권사 CEO 연봉 1위에 올랐다.

이현 키움증권 사장이 전임 사장의 스톡옵션 대박신화를 이을지는 불투명하다. 올해 취임 2년 차지만 스톡옵션에 관한한 감감무소식이다. 자본시장개정안은 연보수 5억 원 이상 임직원의 연봉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다. 취임 이후 이현 사장의 연봉이 한번도 공개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보수는 5억 원 이하가 유력하다.

이미 증권가엔 스톡옵션 부여보다 성과급비증 확대가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증권업 자체가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바이오업종처럼 주가로 대박을 터트릴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주는 쪽이나 받는 쪽도 단기 성과를 내기 위해 성과급을 선호한다"면서 "파격적 인센티브로 사업성과급을 대폭 높이며 사장보다 연봉이 높은 직원이 나타나는 등 스톡옵션보다 능력중심의 성과체제가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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