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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커피점 터치카페 인기비결은 '차별화+가성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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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커피점 터치카페 인기비결은 '차별화+가성비'

프리미엄 커피자판기, 1500~2400원 저렴한 가격, 세스코서 위생관리
소비자 반응 좋아 39호점 오픈...현금사용 안되고 아이스커피 컵 이중사용 '흠'

서울시 대현동에 위치한 '터치카페 이대점'  사진=유명현 기자
서울시 대현동에 위치한 '터치카페 이대점' 사진=유명현 기자
기업형 대형 카페나 핸드드립의 독립카페 등이 커피매장의 대명사로 받아들여지는 현대 커피의 주류문화에 반기를 든 신개념 카페가 등장해 빠르게 매장 수를 늘려가고 있다.

화제의 카페는 다름아닌 무인(無人)카페다.
말 그대로 종업원, 매장, 계산대 등이 없는 카페다. 대신에 작은 공간에 프리미엄 자판기 2대가 손님을 응대한다.

고화질 터치스크린을 눌러 주문하고, 현금 대신 카드로 결제하고, 자판기 내 커피머신에서 추출된 커피를 채운 테이크아웃 컵을 꺼내 들고 매장을 빠져나오면 끝이다.

스타벅스 같은 대형매장의 커피에 비해 값이 싸고,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장점 외에도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커피 맛도 괜찮다는 뜻이다.

국내에서 무인카페 브랜드로 '터치카페(Touch CAFE)'가 급부상하고 있다.

벌써 무인매장이 39호점에 이른다. 조만간 개점 예정인 곳도 3개다.

'터치카페'는 대면접촉을 멀리하는 소비자의 새로운 흐름을 반영한다. 영화관이나 음식점 등에서 널리 보급된 키오스크를 카페에 적용했다.
종업원을 두지 않다 보니 인건비 절감비용이 그대로 운영자의 수익으로 돌아온다.

원두는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지역의 고급 제품을 수입해 맛의 경쟁력을 높였다.
무인커피점 '터치카페(Touch CAFE)'의 자판기와 커피음료 메뉴. 사진=이진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무인커피점 '터치카페(Touch CAFE)'의 자판기와 커피음료 메뉴. 사진=이진우 기자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 있는 '터치카페' 이대점을 직접 찾아가 무인카페의 문화를 직접 확인해 보았다.

매장 안의 모습을 보는 순간 떠오르는 ‘터치카페’의 인상은 한마디로 ‘커피자판기의 세련된 진화’였다.

고급스런 디자인의 커피자판기에는 21.5인치 고화질(HD) 터치 스크린이 설치돼 있고, 터치스크린에 표시된 커피종류를 선택해 카드로 계산하면 자판기 내부의 커피머신에서 커피가 자동추출돼 나온다.

자판기 옆에는 아이스커피에 필요한 얼음 나오는 기계를 포함해 빨대, 플라스틱캡, 시럽 등이 가지런히 준비돼 있다. 매장 내부에는 와이파이 서비스가 제공되고, USB 충전단자도 설치돼 있다.

매장 안과 밖의 핵심 색상은 하얀색으로 깨끗함, 청결함, 세련미를 동시에 제공한다. 매장은 넓지 않지만 1~2명이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간이 스탠드와 의자가 준비돼 있다.

무인자판기의 최대 약점인 ‘위생관리 소홀’을 해결하기 위해 토털위생 솔루션 대기업 세스코에 자판기 위생관리를 맡고 있다. 자판기에 세스코의 위생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터치카페’가 처음이다.

이탈리아 커피머신에 유럽에서 수입한 과일향이 나는 프랑스 ‘메오(MEO)’와 이탈리아 고급 에스프레소 ‘페레날레(PERLANERA)’, 프랑스 수입 우유파우더 ‘헤질레(REGILAIT)’를 커피재료를 이용해 추출한다.

가격대는 ‘최저’ 아메리카노 1500원에서 ‘최고’ 아이스초코릿 2400원까지 이른다.

계산은 자판기의 카드단말기로 해결한다. 즉, 현금 사용은 안되며, 신용카드와 교통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다.

주문부터 추출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40초. 만일 결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신고 메모지도 비치돼 있다.

무인 커피점 '터치카페(Touch CAFE)' 응암점의 모습. 사진=이진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무인 커피점 '터치카페(Touch CAFE)' 응암점의 모습. 사진=이진우 기자


기자도 직접 아이스 카페라페를 주문해 봤다. 터치스크린으로 메뉴를 톡톡 손가락을 이용해 선택, 카드단말기로 계산하는데 어렵지 않았다.

다만, 추출된 커피에 얼음을 언제 어떻게 넣어야 할지 짧은 주저함의 시간을 거친 뒤 마침내 커피를 입에 댈 수 있었다. 얼음의 양은 본인 취향대로 조절할 수 있다.

커피맛은 강하지도 연하지 않고 무난했다. 솔직히 기대이상이었다.

다만, 아이스커피를 만들기 위해 얼음을 넣을 경우, 얼음 토출구에 컵을 가까이 대지 않을 경우 떨어지는 얼음 충격으로 뜨거운 커피가 밖으로 튀어 자칫 손을 뜨겁게 하거나, 옷에 자국을 낼 우려가 있었다.

또 카드단말기에 영수증 출력 기능이 없는 점도 아쉬웠다.

‘터치카페’ 이대점에서 만난 대학생 고객은 "사실 스타벅스 같은 대형 브랜드 커피는 대학생에게는 부담스런 가격“이라며 ”학교 주변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빽다방’이나 ‘터치카페’를 번갈아 이용한다"고 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커피 체인점이 사실상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그 틈새를 터치카페 같은 소공간·저비용 모델이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1인가구 급증, 과도한 대중적 접촉을 기피하는 신세대 소비자의 개인주의 성향 확산 등 인구·세대구조 변화로 대면관계를 꺼리는 요즘 소비자들의 성향을 발빠르게 포착해 낸 게 '터치카페'이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