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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메이 총리 ‘이탈의 길’ 못찾고 불명예 퇴진…협상력 부재 뼈아픈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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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메이 총리 ‘이탈의 길’ 못찾고 불명예 퇴진…협상력 부재 뼈아픈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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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영국총리(사진)가 24일(현지시간) 끝내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의 길’을 찾지 못하고 퇴진하게 됐다. 원만한 이탈에 필요한 이탈 협정안의 하원통과에 3번이나 실패하며 타개책은 모두 맹렬한 비판을 받았다. 이날 메이 총리는 사임표명 연설에서 울먹이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렇다면 메이 총리가 실수를 반복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23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시작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런던의 투표소를 찾은 한 남성(38)은 “총리는 처참하게 협상력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보수당을 오랜 세월 지지하고 있던 이 남성은 당수 메이 총리에게 낙담해 유럽의회 선거에서 다른 당에 투표했다고 전했다. 남성은 “총리의 정책은 모두 독선적이었으며 강경 이탈파와의 대화가 부족했다”라고 지적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해 11월 아일랜드의 국경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남겠다고 하는 안을 EU와 합의하면서 ‘완전이탈’을 요구하는 보수당의 강경파는 거세게 반발했다. 또한 메이 총리는 하원에서 협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강경 이탈파와의 협의가 아닌 협박을 택했다. 협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경제혼란이 수반되는 ‘합의 없는 이탈’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압박했다. 메이 총리는 최악의 카드를 내밀면 강경파가 돌아설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급기야 강경 이탈파는 메이 총리의 의도에 반해 태도를 경화시켰다. 급해진 메이 총리는 3월 협정 안이 가결되면 사임한다고 표명하면서 비로소 자파의 대부분이 찬성으로 돌아섰다. 그런데 메이 총리는 4월 보수당 내의 동의 없이 최대야당인 노동당의 지지를 얻기 위해 코빈 당수와 협의를 개시하면서 다시 보수당내의 지지를 잃었다. 메이 총리는 이달 21일 국민투표의 재 실시에 대해서 의회에 상의할 방침을 발표하면서 노동당에 한층 더 다가서면서 보수당내의 대부분의 의원이 사임을 요구하는 사태로 발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메이 총리에게 동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어느 유권자는 “이탈, 잔류파가 나뉘어 있는 영국에서 누구나 납득하는 이탈을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