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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장' 강조 최종구, 타다의 공유혁신에 찬물 끼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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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장' 강조 최종구, 타다의 공유혁신에 찬물 끼얹어

택시업계와 갈등 중 타다에 이례적 비난…담당 부처도 아닌데

최종구 금융위원장(좌)과 이재웅 쏘카 대표가 혁신성장과 관련해 설전을 벌였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최종구 금융위원장(좌)과 이재웅 쏘카 대표가 혁신성장과 관련해 설전을 벌였다. 사진=뉴시스
이번 정부는 혁신성장을 강조한다. 금융권도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업계 전체가 혁신금융을 실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뛰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정책들에는 빠지지 않고 혁신과 포용이 등장한다. 그런데 금융 혁신의 수장인 금융위원회가 타업계의 혁신 성장에는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사건의 발단은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 협약식을 마친 후 타다를 언급하면서부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협약식을 마친 후 이재웅 쏘카 대표를 “무례하다”라고 비판했다. 혁신의 연장선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최 위원장은 “정부가 혁신에만 몰두하면 안 되고 그에 따른 피해 계층을 어떻게 할지 사회적합의가 필요하다”면서 이재웅 타다(쏘카 자회사) 대표는 피해 계층을 어떻게 할지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어 “(이 대표가)택시업계에 거친 언사를 보내는 것도 무례하고 이기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최 위원장의 발언을 접한 이 대표는 SNS를 통해 반발했다. 이 대표는 “갑자기 이분은 왜이러시는 건가 출마하시려나. 어찌됐든 새겨듣겠다”며 맞받아쳤다.

업계에서는 최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적잖이 놀란 분위기였다. 국토교통부 등 타다나 택시 관련 부처가 아닌 금융위에서 타다를 비판했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과 이 대표의 갈등은 다음날도 이어졌다.

최 위원장은 23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개막식 후 “혁신으로 피해 입는 계층을 잘 돌보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 대표가)그렇게 비아냥 거릴 문제가 아니다”고 언급했다.

또한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최 위원장은 “핀테크와 금융혁신을 향한 경주에서 혁신의 승자들이 패자를 이끌고 함께 걸을 수 있길 바란다”며 “혁신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거나 소외되는 분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 사회적 충격을 관리하고 연착륙을 돕는 것이 혁신에 대한 지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대표는 자신의 SNS에 “(최 위원장이)지금까지 제가 주장하던 이야기를 잘 정리해 주셨다”며 “한 가지 추가하자면 혁신에 승자와 패자는 없고 혁식은 우리 사회 전체가 승자가 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있을 뿐”이라고 적었다.

이틀에 걸친 최 위원장과 이 대표의 설전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더이상의 비판은 제기되지 않는 가운데 타다와 택시업계 최 위원장과의 갈등을 봉합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창업자인 이찬진 포티스 대표는 이재웅 대표의 SNS에 댓글을 남기며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찬진 대표는 타다가 택시면허를 사들이고 정부가 이를 타다와 같은 사업의 면허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이재웅 대표는 택시면허를 사는 기본 취지는 좋으나 정부가 틀을 만들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