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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일자리] 대졸 ‘백수’ ≒ 60만 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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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일자리] 대졸 ‘백수’ ≒ 60만 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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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젊은이가 훌륭한 선생님을 찾아가서 용(龍)고기로 요리 만드는 법을 배웠다.

3년 동안 열심히 익히다 보니 1000금(金)이나 되던 가산을 수업료로 모두 날리고 말았다. 젊은이는 그래도 느긋했다. 돈은 날렸어도 최고의 기술인 ‘요리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젊은이는 선생님과 작별하고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곳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방방곡곡을 돌아다녀도 용고기 요리를 만들 기회는 오지 않았다. ‘상상의 동물’인 용이 잡혀줘야 요리를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용이 없는데 용고기를 요리할 수는 없었다. 젊은이가 오랜 시간과 돈을 들여서 연마한 실력은 한 번도 빛을 보지 못한 채 사장되어야 했다.

‘'장자’에 나오는 ‘도룡지기(屠龍之技)’ 이야기다. 아무 곳에도 써먹을 데 없는 재간을 헛고생하며 배우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엉뚱한 일에 매달리다가 대도(大道)를 놓치는 것을 꼬집는 말이기도 하다.
‘고학력자’인 대졸 이상 실업자가 60만 명을 넘어, 2년 만에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는 소식이다. 지난 4월 현재 전문대를 졸업한 대졸 이상 실업자가 60만3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나 늘었다는 것이다. ‘60만 대군’만큼 많은 고학력 인력이 ‘백수’로 허덕이고 있는 셈이다.

지난 3월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취업준비생 187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44.3%가 전공분야가 아니더라도 일자리를 얻고 싶다고 응답했다는 조사도 있었다. ‘아무 곳’이라도 좋으니 취직이 급선무라는 조사였다.

직장은커녕, ‘알바’ 자리를 얻는 것도 쉽지 않아지고 있다. 지난달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비중은 27.7%로 2017년 8월의 27.6%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고 했다. 전체 자영업자의 4분의 3이 고용원 없이 ‘나 홀로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이 겁나서 ‘알바’도 제대로 고용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렇게 지출을 줄이면서도 견디지 못하고 문들을 닫고 있다.

그래서인지, 구직자 3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9.5%가 ‘해외 취업 의향이 있다’고 밝힌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의 조사도 있었다. 그 이유로 49.1%가 ‘국내에서 취업하기가 너무 어려워서’를 들고 있었다.

일본의 경우는 대졸 학력자의 취업률이 100%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3월 졸업생 가운데 취업 희망자 43만6700명 중에서 97.6%인 42만6000명이 일자리를 얻었다고 한다. 이과 출신은 98.4%, 문과 출신도 97.4%의 취업 성공률이다. 사실상 ‘완전고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와는 대조적이었다. ‘문과라서 죄송하다’는 ‘문송’에 이어, ‘문래기’, ‘문구논’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을 정도다. ‘문래기’는 ‘문과+쓰레기’, ‘문구논’은 ‘문과의 90%는 논다’는 뜻이라고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는 정부다. 그런 문재인 정부에서 비싼 등록금 내고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고용 상황이 작년보다 개선되고 있어 희망적”이라고 했다. “고용지표 개선에는 정책의 성과가 배경이 되고 있다”고 자화자찬이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