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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남 기자의 英車記 英車] ‘어린 의뢰인’서 변호사, 쏘나타서 벤츠로 다시 쏘나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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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남 기자의 英車記 英車] ‘어린 의뢰인’서 변호사, 쏘나타서 벤츠로 다시 쏘나타로

아동학대 실화 바탕…계모 지숙, 다빈 남매 학대해 동생 살해
변호사 정엽, 음모 밝혀…제노비스 사건과 유사 “모두가 공범”
현대기아차·벤츠 경쟁…주유소·편의점 등 생활브랜드 대거등장

5월이 가정의 달이라 지난주에도 한 편의 가족 영화가 극장가에 걸렸다. 이달 개봉한 ‘나의 특별한 형제’, ‘걸캅스’, ‘배심원들’에 이은 네 번째 가족 영화인 셈이다.

장규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동휘(윤정엽 역), 최명빈(김다빈)이 열연한 ‘어린 의뢰인’이 그 주인공이다.
현대 차는 최근 전국 주요 극장에서 신형 쏘나타 홍보 영상을 방영한다. 사진=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현대 차는 최근 전국 주요 극장에서 신형 쏘나타 홍보 영상을 방영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극중 정엽은 변호사지만, 백수이다. 그는 로펌 면접에서 면접관이 요구하는 답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말해 번번이 탈락의 쓴 잔을 마신다.

정엽은 누나(고수희) 집에 얹혀사는 처지로, 누나는 더 이상 정엽의 백수 생활을 볼 수 없다며 집 인근에 자리한 미래아동복지관에 취업하던지, 아니면 집을 나가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어쩔 수 없이 정엽은 그동안 취득한 수십 개의 자격증 가운데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들고 복지관을 찾는다. 출근 첫날 정엽은 퇴사를 앞둔 직원(소정)으로부터 인수인계를 받는데….

극 초반 정엽은 복지관 차량으로 기아차 레이를 몬다.이미지 확대보기
극 초반 정엽은 복지관 차량으로 기아차 레이를 몬다.
이때 복지관으로 들어오는 아이가 있다. 바로 다빈이다. 초등학생인 다빈이는 유아기 때 엄마를 잃고 동생 민준, 아빠 종남(원현준 분)과 셋이 살고 있다. 다만, 종남이 가정에 소홀해 다빈과 민준은 항상 붙어 다닌다. 둘은 사이좋은 오누이로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종남은 엄마라며 강지숙(유선)을 데려온다.

처음 지숙은 다빈과 민준을 잘 보살피지만, 이후 본 모습을 드러내고 폭력적인 계모로 돌변한다.
정엽은 자신의 차로 회색 NF 쏘나타를 탄다. (왼쪽부터)NF 쏘나타와 LF 쏘나타. 이미지 확대보기
정엽은 자신의 차로 회색 NF 쏘나타를 탄다. (왼쪽부터)NF 쏘나타와 LF 쏘나타.
다빈은 이를 견디지 못하고 복지관을 찾아 정엽 등과 상담하고, 함께 자신의 집을 찾는다. 엄마 지숙은 정엽 등이 오자 살가운 엄마로 변하고, 정엽 등은 의심스럽지만 하는 수 없이 다빈 네에서 철수한다.

정엽과 소정은 다빈 네에서 나오자마자 복지관 차량인 기아차 경차 레이에 오른다. 카메라는 보닛 위 기아 엠블럼을 포착하고, 국내 유일의 박스카 레이의 외관을 확대해 잡는다.

다빈과 민준에 지숙의 폭력은 도를 넘지만 이웃들은 모두 모른 체한다.

정엽이 서울 로펌에 취직한 이후에는 검은색 벤츠 세단을 탄다. 벤츠 A클래스. 사진=벤츠 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정엽이 서울 로펌에 취직한 이후에는 검은색 벤츠 세단을 탄다. 벤츠 A클래스. 사진=벤츠 코리아
극 도입부 정엽이 이스트 로펌 면접에서 면접관이 질문한 제노비스 사건을 빗댄 것이다.

1964년 발생한 제노비스 살인 사건은, 29세의 제노비스가 퇴근길에 무장 강도에게 무차별하게 살해당한 사건이다. 범인은 30분 이상 제노비스를 폭행했고, 제노비스는 비명을 지르면서 주위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다.

당시 제노비스 주위에서 폭행 장면을 목격하거나 구조 외침을 들은 사람은 38명.

정엽과 다빈, 민준이 롯데리아를 자주 찾으면서 극중 롯데리아가 큰 홍보 효과를 낸다. 롯데리아의 최근 전략 제품인 티렉스도 나온다.이미지 확대보기
정엽과 다빈, 민준이 롯데리아를 자주 찾으면서 극중 롯데리아가 큰 홍보 효과를 낸다. 롯데리아의 최근 전략 제품인 티렉스도 나온다.
이들 38명은 암묵적 살인자로 유죄지만, 정엽은 무죄라고 주장한다.

복지관 근무를 한지 한 달도 안돼 정엽은 선배의 소개로 로펌에 취직해 상경하게 된다. 상경하는 장면에서 정엽은 현대차의 회색 NF 쏘나타를 타고, 다빈, 민준과 헤어진다.

정엽은 서울 생활을 시작하고, 로펌 대표는 “나는 다른 환경에서 태어난 것을 인정 안한다”면서 정엽에게 열심히 해줄 것을 당부한다.

그러면서 그는 정엽에게 벤츠의 삼각별 엠블럼이 새겨진 키홀더를 건넨다.

정엽 등이 동생 살해범으로 몰린 다빈을 위한 탄원서를 길거리에서 받는 장면에서 ‘LG유플러스’ 로고가 카메라에 집힌다. 사진=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정엽 등이 동생 살해범으로 몰린 다빈을 위한 탄원서를 길거리에서 받는 장면에서 ‘LG유플러스’ 로고가 카메라에 집힌다. 사진=정수남 기자
정엽이 서울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데, 다빈의 담임(이봄)이 다빈 남매의 일로 정엽을 호출한다. 정엽은 낙향해 다빈 남매를 만나고, 다시 내려올 때까지 누나랑 잘 지내고 햄버거를 사먹으라며 민준에게 5만 원권을 건넨다.

앞서 정엽이 벤츠를 타고 내려오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라디에이터그릴 위의 벤츠 삼각별 엠블럼을 화면 가득 잡는다.

이후 정엽이 서울 로펌 생활에 그럭저럭 적응해 살아가고 있는데, 민준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정엽이 민준에게 준 5만원을 뺏기 위해 다빈이 민준의 복부를 서너차례 강타해 죽은 것이다.

정엽과 다빈, 민준 등이 시내를 활보하는 장면에서는 GS 리테일의 잡화 브랜드 랄라블라가 카메라에 포착된다.이미지 확대보기
정엽과 다빈, 민준 등이 시내를 활보하는 장면에서는 GS 리테일의 잡화 브랜드 랄라블라가 카메라에 포착된다.
여기에는 지숙의 음모가 작용했으며, 이후 극은 정엽이 지숙의 범행을 밝혀내는 내용이다.

민준의 죽음을 듣고 정엽이 운전대를 내려치는 장면에서도 카메라는 운전대 중앙의 삼각별 엠블럼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이후 정엽이 로펌 대표에게 민준 사건을 맡아 줄 것을 호소하지만, 로펌 대표는 여전히 “나는 다른 환경에서 태어난 것을 인정 안합니다”라고 말하면서 거부한다.

그러자 정엽은 카메라가 키홀더의 삼각별을 포착하자, 이를 로펌 대표에게 반납한다.

극중 도심 장면에서 나오는 BGF 리테일의 편의점 브랜드 CU.이미지 확대보기
극중 도심 장면에서 나오는 BGF 리테일의 편의점 브랜드 CU.
정엽은 쏘나타를 타고 낙향해, 친구와 지인 변호사 등과 민준의 죽음을 덮은 지숙의 음모를 밝히는데….

아울러 경찰차 역시 현대차 쏘나타와 스타렉스라 현대차 엠블럼이 극중 자주 등장한다. 정엽의 누나 미애도 현대차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를 타면서 현대차가 극중 가장 큰 홍보효과를 낸다.

극 초반 정엽이 로펌 면접에고 떨어지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장면에서 하이트 진로의 참이슬이 등장한다.이미지 확대보기
극 초반 정엽이 로펌 면접에고 떨어지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장면에서 하이트 진로의 참이슬이 등장한다.
아울러 현대차는 영화 시작 전 신형 쏘나타를 알리면서 스크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어린 의뢰인에서 가장 현대차 다음으로 홍보 효과를 내는 브랜드가 롯데리아이다. 정엽이 다빈, 민준과 롯데리아륻 자주 찾기 때문이다. 롯데리아의 최근 주력 메뉴인 티렉스가 화면에 노출된다.

SK는 극중 한차례 등장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준다.

정엽이 고향에 내려와 쏘나타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장면에서 스크린 왼쪽에 SK 주유소가 나온다. 쏘나타가 도로를 달려 어둠으로 사라지자 스크린 왼쪽에서 SK 주유소가 페이드 아웃된다.

 정엽이 낙향해 쏘나타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장명에서 SK주유소가 스크린 왼쪽에서 페이드 아웃되면서 극중 한 차례 등장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사진=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정엽이 낙향해 쏘나타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장명에서 SK주유소가 스크린 왼쪽에서 페이드 아웃되면서 극중 한 차례 등장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사진=정수남 기자
어린 의뢰인에서는 생활브랜드도 자주 나온다. 정엽과 다빈, 민준이 대전 거리를 활보하는 장면에서 음료 가맹브랜드 공차와 편의점 브랜드 CU, GS 리테일의 잡화 브랜드 랄라블라, LG유플러스 등이 노출된다. 극 초반에는 하이트 진로의 참이슬도 나온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실화를 극화 한 ‘어린 의뢰인’이 우리 사회의 무관심을 고발하고 있다”면서 “우리 모두는 민준의 죽음에 자유롭지 못한 공범”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정 내 아동학대 건수는 2001년 4133건에서 2016년 1만8700건으로 4,5배 급증했다. 이중 학대범의 40%는 부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