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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장내세균 관리로 건강 유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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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장내세균 관리로 건강 유지하자!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최근 사람들이 장의 건강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장내에 생성하는 유산균을 비롯한 여러 균들이 결국은 사람의 건강을 좌우하는 열쇠가 된다는 사실들이 보고되고 있다. 그런데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어떤 사람은 설사를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변비가 걸려서 어려움을 겪게 되기도 한다. 이는 음식의 문제가 아니라 장내에 있는 다양한 미생물 균총의 차이 때문이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장에 유익한 균들이 잘 자랄 수 있게 해줄 것이냐 하는 문제가 바로 우리를 건강하게 해 주는 열쇠라고 본다.

장내 유익한 균들이 많이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사균을 포함한 유산균이 많은 제품, 또는 발효 식품,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채류를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과연 그런 것을 먹어서 건강하고 좋은지 여부는 사람마다 장내 균총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개인의 변을 통해서 파악할 수가 있다. 자신이 배설한 변의 색깔이 황갈색이고 냄새도 구수하고 모양도 바나나 모양을 하면서 어느 정도 굳기를 유지한다면 전반적으로 건강한 상태에 있다고 이야기할 수가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어의들은 임금님의 변을 직접 관찰하고 매일매일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을 했다. 그렇다면 그런 방법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할 수는 없는 것인가!

자기 자신이 변을 보고 난 다음에 이것을 잘 기록으로 남겨 둔다면 지저분하여 선뜻 내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주 좋은 자신의 주치의로서의 역할을 할 수가 있다고 여겨진다. 실제로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10번 이상의 변일기를 쓰도록 과제를 수행토록 하여 본인 스스로 자신에 맞는 음식을 발견하고 좋은 건강한 변을 보기 위하여 노력하다 보니 변비도 해소되고 피부 트러블도 개선되어 감사한다는 좋은 반응을 학생들로부터 받은 적도 있다.

내 자신의 변의 상태가 어떤지를 통해서 내 몸 속의 건강 상태를 가늠할 수 있다면 바람직한 일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가능한 신선한 음식을 먹으려 한다. 신선하지 못한 음식이라면 가급적 선택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보인다. 우리 몸이 신선한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또한 신선하고 좋은 변을 배설하는 것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데도 중요하다. 신선한 변이라 하면 12시간에서 24시간 사이에 섭취한 음식이 신속하게 몸 바깥으로 배설되는 경우를 얘기할 수가 있는데 육류나 기름진 음식은 체내 체류 시간이 이보다 길어진다. 따라서 이들 음식은 체내에서 부패하여 유해한 물질을 배출할 수가 있고 이런 성분들이 결국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물론 채소나 과일을 많이 함께 섭취하는 경우는 덜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오랜 기간에 걸쳐 소화가 이루어지다 보니 우리로서는 배가 든든한 포만감을 오랜 동안 느낄 수가 있다. 소화기관에서 빠르게 소화흡수 될 수 있는 김치나, 요구르트, 장류와 같은 발효식품들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 그리고 통곡류 등은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배설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장내 유익한 균들이 좋아하는 영양성분들을 함유하고 있다.

건강한 변을 배설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결국 장내 세균의 분포가 유익한 세균보다는 유해한 세균들이 더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선택한 음식이 내 몸속에서 잘 소화 흡수되고 건강한 상태로 배설이 되는지 여부는 우리가 꼭 확인을 해 보아야 할 텐데 그것은 매우 번거로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과학의 발달은 이런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변기에 붙어 있는 비데처럼 전자코가 부착되어 변의 냄새 상태를 파악하고 카메라에 의해 변의 상태가 촬영되어 사진과 함께 얻어진 정보가 바로 테블렛 PC에 저장되고 일정 기간마다 병원 주치의에게로 전달되어 이상 유무가 있는 경우에만 특별한 검사를 받도록 유도되는 시스템이 앞으로 가능하리라 본다. 이런 미래의 기술이 장내 건강을 파악하는 과거 어의 역할을 충분히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