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인터넷전문은행 전문성 시험대 올랐다

공유
0

인터넷전문은행 전문성 시험대 올랐다

키움-토스 등 예비인가 불발...중금리대출, 기업대출 등 미흡
기존 인터넷은행은 개인고객 상대로만 반쪽짜리 운영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지난 26일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탈락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지난 26일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탈락했다. 사진=뉴시스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의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가 불발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전문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26일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이 구성한 외부평가위원회에서 키움뱅크와 토스뱅크를 평가한 결과 인가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의견을 받고 두곳 모두 예비인가를 불허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외부평가위원회는 2개 신청자의 사업계획에 대한 평가 결과 등을 종합 감안하여 2개 신청자 모두에 대하여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키움뱅크는 사업계획의 혁신성,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미흡해 예비인가를 권고하지 않았다. 토스뱅크는 지배주주 적합성(출자능력 등)과 자금조달능력 측면에서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키움뱅크의 혁신성과 토스뱅크의 자금조달능력은 심사 전부터 거론되던 약점이었으나 평가에서 실제로 발목을 잡았다.

금감원도 외부평가위원회의 평가의견을 감안해 예비인가를 불허하는 내용의 심사결과를 금융위에 제출했고 금융위는 불허 결정을 내렸다.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모두 예비인가에 탈락하자 시장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에서 제3인터넷은행 출범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두 곳 모두 인가를 받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소한 1 곳이 인가를 받는 것은 거의 확실시 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결과는 두곳 모두 탈락했고 제3인터넷은행 출범은 하반기로 미뤄지게 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혁신성의 대표로 상징되는 토스뱅크가 인가를 받을 수 없게 되자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기 위해 두 곳 모두 탈락시킨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심사전 “통계분류에 따르면 토스를 비금융주력자로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대주주가 될 여건이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토스 인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 선발 인터넷은행들도 아직까지 시장에서 자리 잡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1분기에 흑자 전환한 것은 인터넷은행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영업대상도 개인에 한정돼 반쪽자리 운영에 머물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은행의 주 수익원인 기업대출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대출에서 기업대출을 취급하고 있지 않다. 개인을 대상으로하는 대출 상품으로만 영업을 하는 것이다.

인터넷은행 출범 당시 기존 은행과 영업범위에 차이를 두지 않았다. 따라서 기업대출을 취급하는 것도 가능했다. 다만 현재 인터넷전문은행법에서는 기업대출에서 중소기업대출만을 허용하고 있다.

중소기업대출만 하더라도 인터넷은행이 취급하는 것이 쉬운 상황은 아니다. 기업에 대출을 할때에는 기업의 현황과 담보 등을 평가한 뒤 한도를 정하고 대출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비대면으로만 영업을 해야 하는 인터넷은행 특성상 이 같은 과정이 현실적으로 곤란하기 때문이다.

개인은 소득 정보와 부동산 등 신용상태와 담보내역을 비대면으로 심사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기업대출을 위한 해당 기업의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영업현황, 매출구조, 동산담보물의 가치 등 기업마다 다른 구조를 비대면 심사만으로는 평가하기 힘든경우가 많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비대면으로 기업대출을 처리하기에는 기술적으로도 한계가 있다”면서 “향후에는 기업대출도 하겠지만 현재는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해외 인터넷은행들도 대부분 여건이 비슷하다”며 “기업대출보다는 개인대출을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대출을 일반가계신용대출로 분류해 상품을 운영중이다.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한 개인사업자가 대상이다. 법인사업자와 공동사업자는 대출이 불가능하며 개인신용대출에 영향을 미친다. 또 카카오뱅크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소호대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개인사업자대출이나 소호대출의 경우 일반 기업대출보다는 개인대출에 가깝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