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명과 종류, 위치정보를 알려주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인 만큼 이 움직임만 추적하면 동일한 선박이 남북한 영해를 넘어 양측 항구에 정박한 듯한 동선을 보여준다고 VOA는 전했다.
VOA에 따르면, 수상한 신호가 감지된 것은 지난해 9월 5일로 일반 선박의 출입이 제한된 인천해양경찰서 전용 부두에서 포착된 뒤 곧바로 사라졌다.그로부터 정확히 한달 뒤인 10월 4일 신호는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한 장산곶으로부터 7km 떨어진 곳에서 위치를 알렸다.
또 한 달이 조금 지난 11월 15일 이 신호는 다시 인천해양경찰서 전용 부두로 돌아왔고, 이후 인천 앞바다에서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더니 이달 3일 느닷없이 북한 남포항에서 포착됐으며, 이어 잠적한 신호는 지난 21일 인천해경 전용부두에서 확인됐다고 VOA는 덧붙였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해당 신호는 지난해 6월부터 이달까지 7차례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감지됐다.
VOA의 조회 결과 이 신호는 한국 국적의 300t급 어선 '골든 레이크 801'호와 일치하는 것으로 검색됐다.
선박 업계 관계자는 VOA에 "골든 레이크 801호는 운항사가 지난 2009년 부도가 난 뒤 2011년 폐선 처리 됐고 이후 중국 배에 부품이 이전됐다"고 밝혔다.
AIS 신호와 한국 해수부의 해명, 업계 관계자의 증언만 놓고 보면 불상의 선박이 이미 폐선 처리된 선박의 고유 신호 장치를 옮겨 달고 남북한을 오간 것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가설에 부딪친다고 VOA는 지적했다.
인천해양경찰서는 이에 대해 "최근의 입항 기록을 확인해 본 결과 지난 1년 동안 민간 선박이 전용 부두에 정박한 사실은 없다"면서 "서해 5도를 관활하는 부서에서 나포한 중국 어선이 있을 수는 있다.추가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VOA는 중국 어선에서 감지된 신호라 하더라도 의문은 남는다면서 나포됐다면 이후에는 운항 흔적이 남지 않아야 하는데 지난 3일 남포항에서 잡힌 해당 선박의 신호는 21일 인천해경 부두에서 감지된 뒤에도 계속 인천 앞바다 여기저기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인천해양경찰서는 ‘수상한’ AIS 신호가 남포항과 인천해경 전용부두에서 거듭 포착되는 데 대한 VOA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