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수출 4강’ 하겠다더니

공유
0

[초점] ‘수출 4강’ 하겠다더니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5년 3월, 정부는 제7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수출 1조 달러’를 강조하고 있었다.
2017년까지 민간 22조 원, 정부 2조 원 등 모두 24조 원의 ‘혁신형 투자’를 끌어내 경제 활력을 높이고 2024년까지 수출 1조 달러와 제조업 세계 4강 진입을 달성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른바 ‘스마트 산업혁명’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제조 현장과 결합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미래형 공장’인 ‘스마트공장’ 1만 개를 육성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수출이 되레 뒷걸음질 치는 상황에서의 ‘수출 1조 달러’였다. 그해 1분기 수출은 1336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의 1375억 달러보다 2.8%가 오히려 감소하고 있었다. 연간 수출은 5272억 달러로 2014년보다 7.9%가 줄었다. 수입도 4368억 달러로 16.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었다. ‘수출 1조 달러’를 외치던 대한민국은 ‘무역 1조 달러’도 달성하지 못하고 말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똑같은 정책이 되풀이되고 있었다.

정부는 작년 4월, ‘신통상전략’을 내놓았다. 2022년까지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의 수출 강국’으로 부상하겠다는 정책이다.

2017년 수출이 5737억 달러로 일본의 6981억 달러보다 1244억 달러 적어서 세계 6위를 차지했는데, 2022년에는 수출 7900억 달러를 기록, 일본을 추월하고 4위에 오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신북방∙신남방 수출을 늘리는 한편 수출 품목도 제조업에서 서비스∙신산업으로 다각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달 수출은 500억6000만 달러로 1.5%가 줄어들고 있었다.
올 들어서는 수출이 더욱 부진해지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459억1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9.4%나 줄었다. 벌써 6개월째 감소세다. ‘세계 4위 수출 강국’의 꿈도 따라서 멀어지고 있다. 1분기 수출실적은 1386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7.1% 감소, 감소 폭이 G20 국가 가운데 ‘1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정부의 ‘변명’은 몇 달째 닮은꼴이다. 미∙중 무역전쟁과 반도체 업황 부진, 중국의 경기 둔화 등이다. 수출 부진을 진작부터 ‘실감’하고 대책을 미리 마련했더라면 좀 나았을지 모를 일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내수를 키워서 대비했어야 좋았다. 그렇지만 내수는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는 바람에 시쳇말로 죽을 쑤고 있는 현실이다. 뒤늦게 최저임금 정책의 후유증을 인정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도 ‘소득주도 성장 정책’만큼은 방향을 전환할 마음이 없다.

돈을 풀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초지(初志)’는 ‘일관(一貫)’하고 있다. 추경예산 편성이 늦어지면서 ‘확장적 재정’에 다소의 차질이 예상되면서, ‘확장적 통화’ 카드를 꺼내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론이 거론되고 있다.

그 ‘확장적 통화’마저 효과가 없으면 또 무엇을 시도할 참인가. 무리한 정책은 나라 경제를 잡을 수도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성장 동력’까지 까먹게 되는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