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표로 세계 자동차 업계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멕시코가 그동안 세계 유수 자동차업체들의 대미 수출을 위한 생산기지였다. 따라서 관세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제품 가격 인상과 수요 감소라는 엄청난 후폭풍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포털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작년 기준 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량은 제너럴모터스(GM)가 21.4%로 가장 많았고 닛산이 19.5%, 피아트 크라이슬러(FCA)가 16.4%, 폭스바겐이 11.1%를 기록했다. 또 우리나라 기아도 11.1%, 포드는 7.2%, 도요타는 4.9%다.
멕시코 공장의 비중이 가장 큰 업체가 GM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 든 관세 인상카드의 악영향은 미국 업체들도 예외가 아닌 셈이다.
자동차 부품 업계도 세계 100대 자동차부품업체 중 90% 이상이 멕시코에 공장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현대모비스와 현대파워텍 등이 포함돼 있다.
자동차 업계의 충격은 당장 주식시장에서 나타났다.
포드, 도요타, 폭스 바겐 등 12개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들은 지난달 31일 미국 주식시장에서 총 180억 달러의 가치를 허공에 날렸다. 같은 날 블룸버그 세계 자동차 제조업 지수는 2.2% 하락해 하룻새 낙폭으론 2016년 7월 이후 가장 큰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미국 자동차제조업협회는 공식 성명을 내고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무역 장벽이 들어서면 미국 소비자와 고용, 투자까지 전방위적인 충격이 발생할것"이라고 주장했다.
관세인상은 미국이 멕시코로부터 수입하는 차량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게 불 보듯 뻔하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입된 차량은 252만대로, 전체 판매 규모의 14.6%를 차지했다.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멕시코에서 수입한 자동차부품만 594억 달러에 달했다.
도이체방크는 보고서에서 멕시코 관세가 현실화되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가격이 평균 1300달러 오르고 이 때문에 연간 자동차 판매가 300만대 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현 판매량의 18%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렇지 않아도 자동차 산업 전반이 부진한 가운데 이렇게 될 경우 미국의 자동차업계는 10년 전과 같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고 관련업체 노동자들의 대량 실직 사태도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