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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정기 백석예술대 교수, 농림식품축산부 조리명장 1호 인증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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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정기 백석예술대 교수, 농림식품축산부 조리명장 1호 인증 받아

최연소 조리기능장·최연소 조리명인 1호 등극 기록도 보유

명장패를 수여받은 이정기 백석예술대학교 교수
명장패를 수여받은 이정기 백석예술대학교 교수
이정기 백석예술대 외식산업학부 교수가 농림식품축산부(허가 제 811호)에서 조리명장 1호로 인증서를 수여받았다. 농림식품축산부의 정식 인가된 사단법인 국제조리산업협회는 조리분야의 경력, 수상실적, 자격증 사항, 학력, 봉사활동 등과 국제 조리산업에서의 협력 촉진의 발전‧공헌을 인정해 조리명장 인증서와 명패를 수여했다.

특히 이 교수는 2008년도 최연소 대한민국 조리기능장에 이어 2016년도 최연소 조리명인 1호로 등극하는 영광을 안았다.
- 국제조리산업 명장 1호를 수여받았는데, 소감은?

"한국의 조리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중식이 중국과는 다른 한·중식 문화를 발전시켜왔듯이 일식도 한·일식 문화로 발전시키기 위해 선후배들과 함께 노력하여 한국만의 일식문화도 만들어나가겠습니다.“

- 언제 조리세계에 입문했나?

"인생에서 요리를 만난 건 고등학교 때였습니다. 인생을 어떻게 설계할지 고민하던 중 주변의 지인들이 앞으로 조리사가 되어 일본요리를 하면 전망이 괜찮을 것이라고 추천해 귀가 솔깃했어요. 남들보다 빨리 기술을 익히기 위해 전문 일식당에 들어갔어요. 우연히 신문을 보다가 대학에 조리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남들보다 빨리 기술도 같이 쌓아야 한다는 생각에 낮에는 학교, 밤에는 전문 일식당에서 기술을 배웠어요."

- 대학교 입학 후에도 남다른 길을 걸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른 학생들과 달리 조리사가 되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남다른 행보를 계속했어요. 대학에 입학하면서 앞으로 졸업 후 호텔에서 경력을 쌓아 프렌차이즈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에 필요한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고자 10년의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습니다. 첫째, 조리사의 최고봉인 조리기능장 자격증을 취득하고 둘째, 영양사 면허증을 취득하여 조리와 영양을 조합하고 셋째, 위생사 면허증을 취득하여 체계적인 업장관리에 필요한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조리, 영양, 위생의 3박자를 갖춰 프렌차이즈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이정기 교수가 스승 안효주 스시효 사장(오른쪽)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기 교수가 스승 안효주 스시효 사장(오른쪽)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는 계획한대로 진행되었나?

"졸업식을 앞두고 IMF가 터졌어요. 당시 영양사면허증과 일식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상태였지만 프랜차이즈는커녕 호텔에도 취업이 되지 않았어요!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정성껏 적어서 서울 소재 호텔 20곳의 인사과로 무작정 찾아가 이 호텔에 근무하게 해달라고 했어요. 그러나 어떤 호텔도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순 없다고 생각하여 고민 끝에 친구가 선장이 되기 위해 제주시 추자도에서 고기잡이 배를 타고 있기에 함께 배를 탔습니다. 배에서 잡은 다양한 물고기를 원없이 회를 떠볼 수 있는데다가 취업이 안되는 것에 대한 책망으로 세월을 보내기보다는 넓은 바다를 보며 세상을 넓게 보자는 생각이었지요. 그렇게 몇 달을 보내는 중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낸 호텔에서 연락이 왔어요."

- 호텔에 입사해 무슨 일을 했나?

"신라호텔의 뷔페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오전 8시에 출근하자마자 식재료를 다듬고 오후에는 심부름 하는 생활을 1년 남짓 했어요. 한편으론 일식을 하고자 하는 갈망이 컸기에 일식의 과장인 스승께서 호텔직원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계실 때 무작정 찾아가 일식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강남에 있는 지인의 일식전문점을 소개해 주셔서 그 분을 믿고 이직을 했습니다. 막상 일식전문점에 취업했지만 오픈으로 인하여 인력이 부족해 두 달동안 주차관리를 하다가 그 후에 주방에서 근무를 하게 됐습니다. 오전 7시에 출근하여 밤 11시까지 근무하며 일을 익혔지요. 수 개월 후 스승님께서 그랜드 워커힐호텔을 소개해 주셔서 15년간 근무했습니다."

-호텔조리사로 근무하면서 또다른 준비를 한 것으로 아는데?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 그랜드 워커힐호텔에 재직한 지 2년차에 위생사면허증을 취득했고, 학교를 졸업한 지 10년만인 2008년에 최연소로 조리기능장을 취득했고, 18년만인 2016년에 최연소 조리명인 1호로 인정 받았고 21년만에 조리명장 1호로 인정 받았습니다. 또한 학업도 병행하여 2012년도에 세종대 일반대학원 조리외식경영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2013년도에는 매일유업 회장님의 스카우트 제의로 청담동에 위치한 외식사업부의 책임조리장으로 근무했으며 현재는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 호텔조리전공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이정기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백석예술대 학생들에게 일식 수업을 지도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이정기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백석예술대 학생들에게 일식 수업을 지도하고 있다.


- 앞으로 미래의 조리사가 전망 있는 직업군이라 생각하는지?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사라지는 직업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며 인공지능이나 로봇들로 대체되는 직업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미래에 전망 있는 직업으로 조리사의 진로를 적극 추천합니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은 정해진 메뉴에 의해 균일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요리의 오감으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오직 유능한 조리사이기 때문에 사라질 수 없는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조리사는 전문직으로 각광받고 있고 예전에 비해 복지나 연봉 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 미래에 조리사의 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리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끝까지 할 수는 없다'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어요. 방송에 나오는 성공한 조리사만 보고 환상에 젖어 조리계에 입문하면 1년을 버티지 못하고 힘들다며 그만두게 됩니다. 하지만 3년 이상을 꿋꿋이 일을 하다보면 스킬도 늘어나고 달라집니다. 또한 인생을 10년 단위로 쪼개어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세부요소들을 찾아 하나씩 달성해가면 자신의 최고 인생목표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