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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오야붕과 고붕’… 아베의 저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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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오야붕과 고붕’… 아베의 저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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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이른바 ‘오야붕 고붕 관계’가 철저하다고 했다.

걸핏하면 ‘칼질’을 하는 ‘사무라이 사회’에서 아랫것인 ‘고붕(子分)’은 두목인 ‘오야붕(親分)’에게 납작 엎드려서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감히 대들었다가는 목숨이 10개라도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이런 일본 사람들의 ‘특질(特質)’은 두 가지로 평가되고 있었다.

하나는, 예의바르고 친절하다는 것이다. 고분고분하고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좋은 민족성’이라는 ‘고평가’다. 찍히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그래야 했다.

또 하나는, 철저한 ‘상하관계’ 때문에 ‘집단적인 광기(狂氣)’로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는 경계감이다. 두목의 ‘명령’ 한마디에 따라, 이성을 잃고 폭력적으로 변하기도 한다는 우려감이다.
실제 일본은 2차 대전 때 패색(敗色)이 짙어지자 자살특공대를 조직했다. 전투기를 몰고 돌진하는 가미카제(神風) 특공대뿐 아니라, 잠수기(潛水機)에 들어가서 바닷물 속에서 자폭하는 가이텐(回天) 특공대도 있었다. ‘인간 어뢰’였던 셈이다. 그들은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인간 어뢰’가 되어 깜깜한 바다 속에서 미국 군함을 향해 돌진했다. 무모한 ‘집단 광기’였다.

그 ‘광기’에 조선 사람까지 끌어들이고 있었다. 조선 사람까지 가미카제 특공대로 ‘강제 동원’한 것이다.

일본 사람들은 혼자서는 건널목에서 ‘빨간 신호’를 잘 지킨다고 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 있을 때는 거리낌 없이 ‘단체 신호 위반’을 한다는 ‘관찰’도 있었다.

이 ‘오야붕 고붕 관계’가 21세기가 되어서도 여전한 듯했다. 아베 총리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아 보여준 ‘저자세’가 그랬다.

아베 총리는 ‘세계의 눈’이 집중되어 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깍듯했다. ‘오야붕’인 트럼프 대통령을 모시고 있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전통을 파괴하면서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일본 씨름인 ‘스모’ 경기장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양반다리’로 앉아서 관전하는 게 불편할 것 같아서 ‘개조한 소파’를 놓는 등 알뜰하게 보살피고 있었다. 아베 총리의 ‘아이디어’였다고 했다.

왕궁에서 ‘일왕 부부’를 만날 때는 노란 모자를 쓴 초등학생을 동원, 양국 국기를 흔들며 환영하도록 하고 있었다. 골프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옆 좌석에 태우고 골프카트를 직접 운전하고 있었다. ‘미국 언론’인 워싱턴포스트가 “아베는 트럼프의 비위 맞추려고 일본 전통을 총동원했다”고 보도했을 정도다.

일본의 ‘리테라’라는 진보 성향 매체는 “하인에게나 어울리는 아첨”이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일본 네티즌도 아베 총리를 성토하고 있었다. ‘식민지 근성을 노출한 접대’다, ‘우리가 미국에 조아리는 노예 국민이냐’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는 보도다.

아베 총리는 ‘실리외교’를 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네티즌이 발끈하는 바람에 ‘표’도 좀 깎였을 듯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