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하이테크 분야의 생산기지로 삼았던 미국 등 전 세계 주요 첨단 정보통신 기업들이 중국업체에서 받아 온 부품공급을 중단하거나 중국 현지 생산공장들을 철수하도록 만들어 사실상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관측이다.
화웨이와 거래할 경우 그 기업이 어디에 있든 미국의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에 직면할 수 있게 됐다며 일례로 5G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화웨이와 거래를 하는 한국의 LG전자 같은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고 진단했다.
카와이 마사히로 전 아시아개발은행 연구소장은 지난주 도쿄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글로벌 공급 체인망에서 분리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많은 일본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중국에서 철수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도 이에 맞서 독자적인 기술과 소프트웨어 등으로 무장한 자체 공급망을 형성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전직 미국 관료인 폴 트리올로는 지난달 26일 SCMP에 "공급망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은 벌써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무역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디커플링은 극단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중국이 추구하는 독자적 공급망을 뜻하는 '디지털 철의 장막'은 미국이 핵심 기술을 지배하고 있는 현실에서 가능하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런 사정 때문에 중국이 희토류 수출 금지 등 대응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며 이런 식의 공급망 전쟁은 결국 서로에게 피해를 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