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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렬 전(前) 코오롱그룹 회장 '넷째 자식' 인보사 벼랑끝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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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렬 전(前) 코오롱그룹 회장 '넷째 자식' 인보사 벼랑끝 몰려

‘허위’ 논란으로 ‘미운오리새끼’...코오롱, 1조원 대 손실 입고 신약개발 치명타

서울 강서구 코오롱생명과학.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강서구 코오롱생명과학. (사진=뉴시스)
코오롱그룹이 ‘인보사케이주(인보사)’ 문제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웅렬 전(前) 코오롱그룹 회장이 ‘넷째 자식’이라 칭할 만큼 각별한 관심을 보인 세계 최초 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사업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허가 취소를 받자 코오롱그룹은 막대한 재정적 손실에 신뢰도 추락 타격까지 받게 됐다.

식약처는 지난달 28일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인보사에 대한 자료가 허위로 밝혀져 인보사 품목허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틀 후인 30일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과 이우석 대표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3일애는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소속 검사들이 코오롱생명과학 본사와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 한국 지점을 압수수색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인보사 2액의 최초세포(Master Cell Bank), 제조용세포(Working Cell Bank) 등 대상으로 유전학적 계통검사(STR)를 실시한 결과 2액에서 신장세포에서만 발견되는 특이 유전자(gag․pol)가 검출됐다. 그러나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2액 세포를 연골세포라고 기재했다.

또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전 2액 세포에 삽입된 TGF-β1 유전자의 개수와 위치가 변동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기고 관련 서류를 식약처에 제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그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품목 허가 제출 자료가 완벽하지 못했지만 조작 또는 은폐 사실은 없다”면서 “취소 사유에 대해 회사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만큼 향후 절차를 통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코오롱이 인보사 사태를 그룹 차원의 위기로 여기는 데에는 이 전 회장이 인보사에 각별한 애착을 보이며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키우려는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은 1999년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을 설립한 이후 20년간 약 2000억 원을 투자해 인보사를 개발해 지난 2017년 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식약처 허가 직후 이 전 회장은 "내 인생의 3분의 1을 인보사에 투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바이오업계는 이번 식약처의 품목 취소 조치로 코오롱그룹이 막대한 손실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투자했던 연구개발비는 모두 손실로 처리되고 일본과 중국, 중동, 동남아 등에서 추진했던 1조 1000억 원 규모의 인보사 기술 수출도 모두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또 그동안 인보사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집단소송이 예상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15년간 형질전환세포를 연골세포로 잘못 알고 있었다는 코오롱 측 설명이 납득이 가질 않는다”라며 “신뢰도에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어 향후 다른 신약을 내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