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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빨간불... 경상수지 등 각종 지표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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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빨간불... 경상수지 등 각종 지표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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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4% 뒷걸음질 치며 10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단가 하락과 세계 교역량 둔화 등으로 수출이 고전하고 있어 영향을 크게 받았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모두 역성장했다

5월 수출은 48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나 줄어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해 최저치를 찍었다. 품목별 수출은 반도체가 30.5%나 줄었고, 자동차와 선박을 제외한 석유화학(-16.2%), 디스플레이(-13.4%), 석유제품(-9.2%), 철강(-7.6%) 등 주력 품목 대부분이 계속 뒷걸음질 쳤다. 설비투자증가율은 9.1%나 급감해 2008년 4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국민소득도 뒷걸음질쳤다. 우리나라 국민이 국내와 해외에서 생산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벌어들인 총소득인 명목 GNI는 마이너스 1.4%를 기록했다. 2008년 4분기 금융위기 이래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4월 경상수지마저 7년 만에 6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적자는 상품과 서비스 수출 등으로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보다 국내에서 나간 돈이 더 많다는 뜻이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금 지급과 해외송금이 일시적으로 크게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으나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인한 글로벌 경제 둔화, 반도체 시황 악화, 주력 산업 경쟁력 후퇴로 수출이 계속 줄어든 영향이 크다.

경상수지 적자는 국내 경제의 최대 적신호이자 외환시장의 큰 악재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대외 신인도 및 신용등급 하락, 금융조달 비용 증가 등 연쇄적인 파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에선 이미 불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올 들어 7%나 떨어져, 1달러당 1200원 선에 육박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대외 무역 여건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중국은 이달부터 미국산 수입품 600억 달러어치에 대해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중국의 반발에 아랑곳 않고, 보복관세 대상에서 제외해 뒀던 나머지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어치에 대해 추가 보복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수출 드라이브를 걸고 중국 반도체 수출에 의존했던 구조가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며 "우리나라 경제 구조에 맞게 수출 품목과 국가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600억 달러의 연간 흑자를 예상했지만, 그래도 작년 764억 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올해 4월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데 대해 일시적 현상이며 5월에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정부는 1인당 국민총소득 3만 달러 돌파시기가 지난해에서 2017년으로 1년 빨라졌다고도 했다. 한은이 국민총소득을 산정하는 기준연도를 2015년으로 앞당기면서 수치가 변한 것이다.
이같이 명목 GDP가 늘어나면 국가 부채도 하락하게 된다.지난해 말 기준 국가채무는 680조7천억원으로 동일해, 국가채무비율은 38.2%에서 35.9%로 2.3%포인트 떨어지게 됐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연도를 2015년으로 개편하면서 2015년의 경제 규모를 다시 측정했는데 통계조사 실적 자료를 반영하고, 추계방법도 변경해 2015년 명목 GDP가 6% 커지면서 연쇄적으로 2016∼2018년 명목 GDP가 커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경제지표 추락에도 정부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기업과 국민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어 경기부양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