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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최종후보 관료 한계 벗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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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최종후보 관료 한계 벗어날까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후보로 선출된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후보로 선출된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자리는 관료 출신인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꿰차게 됐다. 역대 회장들처럼 또다시 관료 출신 후보가 낙점되면서 결국 이번 선거도 큰 이변이 없었다는 평가다. 그동안 관료 출신 후보에 대한 업계의 의견이 분분했던터라 김 후보자가 향후 차기 회장으로 확정되면 업계의 불안감을 털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여신금융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7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최종 후보들을 면접(인터뷰)을 치른 후 투표를 통해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최종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김 후보자는 오는 18일에 개최 예정인 임시총회에서 97개 회원사들의 찬반 투표를 거쳐 12대 상근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이번 투표에 대해 "프라이버시 문제 등으로 후보별 구체적 득표수는 밝히기 어려우나 2차 투표까지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날 투표에는 회추위에 소속된 카드·캐피탈사 등 15개 회원사 중 13곳이 참석해 정족수를 충족했다. 이 가운데 과반을 넘는 후보가 최종 낙점되는데,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다득표자 1·2위를 두고 재투표를 거친다. 앞서 김덕수 현 여신금융협회장이 3년전 선거를 치를 때도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해 2차 투표를 치른바 있다.

김 후보자는 관료 출신이다. KB국민카드 사장 출신인 김덕수 현 여신금융협회장을 제외하고 그동안 대부분의 회장들이 관료 출신이었다.

다만 이번에는 학계·민간 출신 할 것 없이 10명의 후보가 입후보했고, 최종후보군인 숏리스트에 김주현 후보를 비롯한 민간·관료·정부 출신 인사가 골고루 이름을 올리면서 비관료 출신 인사가 선정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여러 후보들이 출마하면서 예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면서도 "관료 출신 후보가 선정되면서 이변이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관료 출신에 대한 회원사들의 수요(요구)가 있었던 것 아니겠냐"며 "향후 금융당국과 소통이 잘되기를 기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1958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행정고시 25회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동기다. 금융당국을 두루 거치면서 경험을 쌓은만큼 금융당국과 소통이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는 재정경제부 관세국, 국제금융국 등을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과장 등을 지냈다. 금융위원회 사무처장까지 역임한 후 2012년부터 약 3년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지냈다. 2016년부터 작년 초까지는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로 있었다.

이번 선거를 치르는 동안 관료 출신 후보에 대해 업계의 선호도가 엇갈렸다, 따라서, 김 후보가 향후 관료 출신에 대한 이미지를 벗고 장점의 발휘해 정책적 변화를 이끌어낼지가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카드·캐피탈사 할 것 없이 업계가 각종 규제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고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필요한 시기인만큼 힘있는 관료 출신 인사가 회장으로서 업계를 대변해 당국과 소통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더 이상의 관료 출신이 회장으로 선출되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관료로 오랫동안 지낸만큼 정부의 입장이 아닌 카드업계 입장에서 얼마나 현업의 목소리를 대변해줄지가 미지수라는 주장이다.

앞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로 카드업계가 절체절명의 위기이고, 캐피탈 업계 또한 경쟁심화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진행되는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선거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그동안 관료출신 회장들이 업계를 대변할 힘 있는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후에도 노조는 옛 금융당국 고위 인사 출신들이 카드사 등 회추위 관계자들에게 관료 출신 후보를 뽑을 것을 종용했다고 지적하는 등 반발했다. 노조는 옛 관료들의 입김으로 회장이 되면 선거과정에서 자신을 도운 관료 출신 인사나 금융당국에 보은하기 위해 정부 정책의 나팔수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노동조합은 "모 후보의 경우 과거 모피아의 썩은 동아줄을 활용해 투표권이 있는 회원사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현재 여신금융협회 부회장(전무)은 기재부 공무원 출신이다. 또 다시 협회장으로 관료출신이 선출되면 협회장과 부회장 모두 이른바 모피아 출신이 장악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오광만 여신협회 전무는 기획재정부에서 출자관리과장, 인재경영과장, 운영지원과장 등을 역임했다.


이효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