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칼럼] ‘금계탕’ 먹지 않는 방법

기사입력 : 2019-06-14 06:05

  • 인쇄
  • 폰트 크기 작게
  • 폰트 크기 크게
공유 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구글플러스 공유하기




center
자기 자식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시킬 수 있을까. 부모가 자식들을 그따위로 가르치기는 아무래도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실제로는 있었다.

다산 정약용(丁若鏞·1762∼1836)이 그랬다. 귀양살이를 하면서 두 아들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다. ‘두 아들에게 보여주는 가훈(示二子家誡)’이라는 제목의 편지다.

“…조금도 속임이 없어야 한다. 하늘을 속이는 것이 가장 나쁘고, 임금을 속이고, 어버이를 속이는 데서부터 농부가 농부를 속이고, 상인이 상인을 속이는 데 이르기까지 모두 죄악에 빠지는 것이다. 그러나 오직 하나 속일 게 있다. 바로 자기의 입이다(唯有一物可欺 卽自己口吻). 아무리 보잘것없는 식물(食物)로 속이더라도 잠깐 그때를 지나면 되니… 음식을 먹을 때마다 모름지기 이런 생각을 가져라.…”

정약용은 이렇게 두 아들에게 자신의 입을 속이라고 타이르고 있었다. 물론 사치스러운 음식을 멀리하라는 가르침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정약용의 가르침을 다르게 해석해볼 필요가 절실해졌다. 입을 속이지 않고는 먹고살기가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 덕분이다.

여름철 보양식인 삼계탕 가격이 한 그릇에 1만8000원으로 뛰었다는 소식이다. 서울 종로의 ‘유명식당’ 가격이다. 삼계탕 ‘맛집’의 가격도 1만5000∼1만6000원 수준이라고 한다.

서소문로의 어떤 식당은 ‘일반’ 삼계탕이 1만6000원, ‘전복’ 삼계탕과 ‘산삼’ 삼계탕은 자그마치 2만2000원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삼계탕이 아니라 ‘금계탕’이라는 한숨이 나오고 있다.

삼계탕용으로 많이 쓰이는 생닭 가격은 마리당 2380원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이처럼 ‘엄청’ 비쌌다. ‘4인 가족’이 몸보신 좀 하려면 제법 ‘큰돈’이다. 서민에게는 겁나는 가격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여름철 음식인 냉면도 다르지 않다. ‘유명 냉면집’의 물냉면, 비빔냉면 가격이 한 그릇에 1만3000∼1만4000원이나 되고 있다. ‘4인 가족’이 시원한 국물로 더위 좀 식히려면 제법 ‘큰돈’을 들여야 할 만큼 올랐다.

가격을 올린 이유는 이구동성이다. “경영합리화 등으로 인상 요인을 억제해 왔지만, 원재료인 식자재와 인건비, 임대료가 너무 오르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인상하게 된 것”이라는 해명 또는 변명이다.

최저임금이 ‘왕창’ 오르기 전에는, 그래도 평소에 음식값을 조금씩 절약했다가 식구들과 큰맘 먹고 ‘삼계탕 외식’, ‘냉면 외식’을 한 차례 정도는 즐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쉽지 않아졌다. 라면에서 빵, 소주에 이르기까지 ‘서민물가’가 모조리 뛰었기 때문이다. 월급을 빼고는 오르지 않은 게 없을 정도다. 서민물가가 워낙 비싸지는 바람에 절약하기도 어려워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입을 속일밖에 없는 노릇이다.

올해 여름은 그 바람에 상당히 무덥게 생겼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이정선 기자(데스크) jslee@g-enews.com

오늘의 핫 뉴스

실시간 속보

금융 최신기사

데스크칼럼 많이 본 기사

가장 많이 공유 된 기사

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