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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디플레이션 위기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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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디플레이션 위기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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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안 금융증권부장


우리나라의 각종 경제지표가 추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5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기록하자 저물가 기조가 장기화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게 된 것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0.4% 오르는 데 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한 건 지난 2015년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 동안 0%대를 기록한 이후 최장기간이다. 1분기 물가 상승률은 1965년 관련 통계 작성 시작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4개월째 줄어든 수출하락과 침체된 내수 상황까지 더해지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상태는 디플레이션에 가깝지만 국민들의 체감물가는 디플레로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통계청은 서비스물가 상승폭이 둔화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서비스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8% 상승하는 데 그쳤는데, 이는 1999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낮은 물가가 지속된다는 건 그만큼 사람들이 지갑을 열지 않았다는 건데, 내수부진으로 인한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이유다.

통계청은 현재 낮은 물가는 소비와 내수 부진이 다소 포함될 수 있다면서 무상급식과 같은 복지정책의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국제유가가 지난해보다 낮아 석유류 가격이 떨어진 영향도 저물가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한국은행이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금리를 낮춰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곳곳에서 물가하락과 경제활동 침체 등으로 인한 디플레이션에 대한 위험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와 금융당국만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속적으로 물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며 금리인하론에 선을 긋고 나섰다.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만한 상황이 아직 아니라는 것이다.

부진한 경기 성장세와 물가 오름세는 하반기에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것이 이 총재의 진단이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하반기 성장률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이 동시에 발생하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현재 경제상황을 두고 '준 디플레이션'으로 진단했다. 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물고 있는 것은 경기 부진의 '부작용'이라는 지적이다. 저물가가 수요 측 요인에 주로 기인하는 만큼, 소비와 투자 감소, 그리고 저물가와 경기 부진의 악순환으로 연결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시장이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에 따라서 움직이니 한쪽에서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하고 한쪽에서는 스테그 플레이션 걱정하는 한마디로 '경제 대혼란'의 상태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은 2012년 이후 7년 내내 목표 수준을 하회하고 있고 올해와 내년에도 같은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정부와 금융당국은 친기업·친시장 정책으로 기조를 바꿔야 경기가 건강하게 살아날 것이라는 조언도 내놓는다.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1991년부터 2011년까지 이어진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일본의 사례를 쫒아서는 안된다. 경기부양, 지금 준비해도 늦은 감이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선제적 대응과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권진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