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만원권 나이 올해로 10 살
한국은행은 2009년 6월 23일부터 5만원권을 발행했다. 1973년 만원권 발행 이후의 경제 규모와 물가 상승을 고려해 은행권 최고권을 상향 조정한 것이다.
현재 시중에 유통중인 은행권 중 5만원권은 금액으로는 98조3000억 원, 장수로는 19억7000장으로 금액, 장수 모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5만원권 어떻게 만들어 질까...“완벽한 품질로 대(對) 국민 서비스 질 높인다”
은행권(지폐), 동전(주화), 전자여권, 수표 등 보안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제조 공기업 한국조폐공사의 경북 경산 화폐본부엔 ‘100 - 1 = 0’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상징물이 설치돼 있다.
100개의 제품 중 고객이 99개에 만족하더라도 1개의 제품에 불만족하면 고객 만족은 0이라는 뜻이다.
조용만 조폐공사 사장은 “‘100 - 1 = 0’ 슬로건은 ‘품질’은 조폐공사의 핵심가치로, 고객에게 단 1개의 부적합 제품도 공급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중 동일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는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부여 제지공장에서 넘어온 흰색 종이가 보였다. 이 종이가 시중에 유통될 수 있는 화폐로 만들어지는 데는 약 한 달이 걸린다.

돈을 만드는 과정은 7단계 제조공정을 거친다. 지문(바탕)인쇄단계를 거치면 스크린인쇄와 홀로그램 부착를 한다. 이후 요판인쇄를 거쳐 전지검사를 한 후 활판인쇄에 들어간다. 마직막으로 포장과 검사을 하면 된다.
각 제조공정 단계에서 빠짐없이 들어가는 게 위변조방지기술이다. 한국 조폐공사는 현재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은행권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위변조 방지기술을 보유했다.
은선(隱線, 숨은 실선)이 포함된 화폐 용지는 5만원 은행권을 상하·좌우로 기울였을 때 은선 속 태극무늬가 좌우·상하 방향으로 움직인다.
띠형 홀로그램은 보는 각도에 따라 우리나라 지도, 태극, 4괘 무늬가 같은 위치에 나타나며, 그 사이에 50000이라는 숫자가 세로로 쓰여 있다.
인쇄상태 1차 점검 후 지폐 상단에 고유번호 11자리가 찍히는 활판 공정이 이어진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활자가 미세하게 커지는 ‘가로확대형’ 보안기술이 적용된다.

유환신 인쇄처장은 “제품설계부터 원재료, 생산, 출하 등 각 단계에서 ‘품질 무결점’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원칙 아래 전 공정 완전품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위조지폐는 2018년 기준으로 고액권인 5만원권(49장)보다 만원권(271장)과 5천원권(268장)이 더 많다. 화폐본부 김기동 본부장은 “5만원권의 위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의미”라며 “일본과 함께 ‘위조지폐 청정국’이라는 데서 조폐공사의 세계적인 위변조방지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만원권 어디에 사용하나
많은 국민들이 5만원권을 소비지출, 경조금 등에 일상적으로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은 거래용 현금의 43.5%, 예비용 현금의 79.4%를 5만원권으로 보유했다. 5만원권의 용도로는 소비지출에 43.9%, 경조금에 24.6%를 사용했다.
발행 초기에는 5만원권 사용 부작용도 있었다. 5천원권과 색상이 혼동돼 구별이 어렵다는 민원이 다수 있었다. 환수율도 낮았다.
하지만 최근 국민들이 점차 익숙해지면서 구별이 어렵다는 민원은 거의 사라졌다. 5월말 기준 연간 환수율이 60%대 후반이고 누적 환수율도 50%를 넘었다.
아직까지 정밀 위조사례도 거의 없었다. 5만원권 위폐 발견 장수는 10년 동안 총 4447장으로 같은 기간중 전체 위폐 발견 장수의 9.2%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의 위조지폐 발생 사례는 2018년 기준으로 100만 장 당 0.12장이다. 영국(129.1장), 유로존(34.0장), 호주(19.7장), 캐나다(11.0장) (이상 2017년 기준)보다 월등히 적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