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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석유화학회사’ 로 탈바꿈하는 국내 정유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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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석유화학회사’ 로 탈바꿈하는 국내 정유 업계

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석유화학공장 증설 총력전
6월 싱가포르 정제마진, 3달러 붕괴…업계, 脫정유 가속화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업계가 최근 석유화학 시설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종합석유화학회사로 탈바꿈한다. 예쓰오일(S-OIL)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전경. 사진=에쓰오일 이미지 확대보기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업계가 최근 석유화학 시설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종합석유화학회사로 탈바꿈한다. 예쓰오일(S-OIL)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전경. 사진=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업계가 최근 석유화학 시설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종합석유화학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업체 1위인 SK이노베이션의 석유제품 수출·트레이딩 전문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은 국내 업계 최초로 벌이고 있는 ‘해상 블렌딩 사업’을 하루 평균 약 2만3000 배럴에서 내년 9만 배럴까지 약 4배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상 블렌딩 사업은 초대형 유조선을 블렌딩용 탱크로 활용해 저유황중유(LSFO)를 생산하는 작업을 말한다.
SKI 관계자는 "내년 4월부터 하루 4만 배럴 규모의 LSFO를 생산하는 SK에너지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가 본격 가동되면 SKTI는 하루 13만 배럴의 LSFO를 공급하는 역내 최대 업체로 도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1년부터 화학사업에 4조3000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 특히 2013년엔 중국 최대 정유회사 시노펙과 손잡고 중국 우한에 중국 나프타분해시설을 건설한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3일 자(子)회사 현대케미칼과 현대코스모를 통해 파라자일렌과 톨투엔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공장 증설에 총 26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파라자일렌과 톨루엔은 함성섬유‧건축자재‧기계부품소재‧페트병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미 2조7000억 원을 들여 2022년 완공 예정인 올레핀 석유화학공장(HPC)이 정상 가동되면 전체 영업이익에서 석유화학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25%에서 50%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쓰오일은 이보다 앞선 지난달 25일 사우디아라비아 종헙석유화학기업 아람코와 협약을 맺고 총 5조 원을 투자해 오는 2024년까지 울산 공장에 복합 석유화학시설을 준공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에쓰오일은 추가로 7조 원을 투자해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과 폴리에틸렌 공장 신설 계획도 밝혔다.
정유사들이 앞 다퉈 석유화학분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원유가격, 환율 등 외부요인에 따라 정유사업 실적이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정유업계는 계속되는 정제마진 약세 등으로 2분기 경영 성적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유제품에서 원료인 원유가격과 운송비 등을 제외한 정제마진은 지난 2분기 약세였다. 보통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 달러선인데 아시아 지역 정유제품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 4월 2주 배럴당 4.7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난달 말까지 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말에는 배럴당 2.8달러까지 떨어졌다. 보통 정제마진이 배럴당 1달러 하락하면 영업이익은 분기당 2000억 원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전기차 등의 등장으로 자동차 주요 에너지원이 바뀌고 있는 점도 정유사들의 석유화학 사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사업은 대외환경 변화에 민감한 정유사업에 비해 이익률이 높아 업체들의 석유화학 투자 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