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미약품은 얀센에 기술 수출했던 비만·당뇨병 치료용 신약 후보물질(HM12525A) 개발권을 반환받았다. 이에 한미약품이 큰 손실을 입게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K-바이오'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비난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일이 한국의 제약‧바이오업계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한미약품의 앞날을 막는 일이 될 것인가? 정답부터 설명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먼저 얀센이 수행한 2상 임상시험은 실패한 연구가 아니다. 얀센은 HM12525A의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닌 자신들이 설계한 임상시험 결과가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라서 최종적으로 기술을 반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임상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인 체중 감소는 목표치에 도달했지만 당뇨병이 동반된 비만 환자에서의 혈당 조절은 얀센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즉 이번 연구를 통해 HM12525A의 비만 환자에서의 체중 감량 효과는 입증된 셈이다.
또 한미약품은 관련 업계의 기대를 받고 있는 다수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이 30여 개에 달하며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 스펙트럼 등과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중 스펙트럼에 기술 수출한 장기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와 항암제 '포지오티닙'의 임상연구가 순항하고 있다. 롤론티스의 경우 3상 임상시험은 이미 완료됐으며 올해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미약품의 이런 파이프라인을 뒷받침 하는 R&D 역시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연결회계 기준으로 지난해 1조160억 원의 매출 중 19%에 해당하는 1929억 원을 R&D에 투자했다. 지난 1분기에도 2746억 원 매출의 21.6%(593억 원)에 해당하는 비용을 신약개발에 쏟아 부었다.
관련 업계에서도 우려보다는 기대의 시선으로 한미약품을 바라보고 있다. 신약개발 자체가 수조원의 비용이 들고 성공률도 1% 안팎에 그치고 있는 것은 물론 알지 못했던 부작용으로 퇴출당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미약품은 2000대 들어서면서 20%에 육박하는 R&D 비용을 꾸준히 투자하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미약품도 이번 일에 좌절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기술 반환은 미지의 영역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빈번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글로벌 신약 창출의 길은 어렵지만 한미약품의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려움이 있더라도 차근차근 극복해 나가면서 제약강국을 향한 혁신과 도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