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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美 기업들 대형 M&A 상반기 과열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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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美 기업들 대형 M&A 상반기 과열양상

주식 상승전환…지난해 동기 대비 19%나 증가

올해 상반기 유럽과 아시아에서의 M&A가 줄어든 반면, 미국 내에서는 지난해 동기 대비 19%나 증가해 사상 최대치인 1조1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상반기 유럽과 아시아에서의 M&A가 줄어든 반면, 미국 내에서는 지난해 동기 대비 19%나 증가해 사상 최대치인 1조1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미국 기업들의 대형 인수합병(M&A)이 올해 상반기 과열 양상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일부 기업의 과도한 M&A는 많은 주주들로부터 큰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전 세계 M&A 규모는 2조 달러로 2018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M&A가 줄어든 반면, 미국 내에서는 지난해 동기 대비 19%나 증가해 사상 최대치인 1조1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기업의 경영진들이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경영 논리에 맞지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 주식이 상승세로 전환한 것이 M&A 열풍을 몰고 왔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러한 열풍 뒤에 일부 기업의 M&A는 다소 지나친 경향도 엿보인다.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ristol-Myers Squibb, BMS)'에 의한 동업계 '셀진(Celgene)'의 740억 달러(약 87조2534억 원) 규모 인수를 예로 들면, 이 안건은 계획에서부터 기본적인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상되는 코스트(비용) 절감 효과가 250억 달러(약 29조4775억 원)로 인수 프리미엄을 밑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브리스톨은 M&A를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당시 지오반니 카포리오(Giovanni Caforio) CEO는 "셀진 주식이 저렴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강력한 주식 시장의 역풍을 맞은 결과다"라며 주주들을 안심시키고 동의를 얻었다.

그런데 브리스톨의 셀진 인수에 적어도 주주들에게 투표의 기회가 있었던 반면, 미 제약사 '애브비(AbbVie)'와 에너지 대기업 '옥시덴탈 페트롤리엄(Occidental Petroleum)'이 각각 다룬 M&A는 주주들에게 투표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모두 사업을 변화시킬 정도의 거액의 인수였지만, 신주 발행을 주식 전체의 20% 미만으로 억제함으로써 주주의 승인을 구하지 않고 M&A를 성사시키는 변칙적인 방법을 동원하기도 했다.

특히 애브비는 아일랜드의 동업계 '엘러간(Allergan)'의 인수에서 시너지 효과를 크게 웃도는 45%의 프리미엄을 얹었는데 당시 앨러간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었던 상황을 감안하면, 애브비의 경영진이 왜 이토록 불합리한 판단을 내렸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옥시덴탈 또한 석유·가스 개발 대기업 '아나다코 페트롤리엄(Anadarko Petroleum)' 인수에서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로부터의 출자를 이끌어 냄으로써 인수액에서 차지하는 주식의 비율을 인하해 주주 승인을 회피했다. 이 때문에 대주주 칼 아이칸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이외에도 미 국방 장비 메이커 '레이시온(Raytheon)'과 항공우주 대기업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United Technologies)'의 엘리베이터 부문 자회사인 '오티스(Otis)'가 에어컨 부문의 캐리어(Carrier)의 스핀오프(분리·독립)를 실행한 후 2020년 상반기까지 완료할 계획이 6월 발표되자, 주주 다니엘 로브는 "계획이 충분히 가다듬어지지 않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처럼 기본적인 계획과 재무 면에서조차 미국의 M&A 붐을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미국 기업에 불어닥친 M&A 붐이 좀처럼 식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 불안정한 세계 경제가 안전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과도하게 끌어들인 결과 "자본시장 선두주자인 미국에 경쟁적인 M&A 붐을 초래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