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수출규제 사태를 계기로 국내 산업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전략부품 산업의 M&A 활성화와 금융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해 줄 것을 청와대에 강력히 전달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낮 12시30분까지 약 두 시간에 걸쳐 문재인 대통령의 주재로 진행된 ‘경제계 주요 인사 초청 간담회’에는 대기업 30개사의 총수와 최고경영자(CEO),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연합 인사 등 34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우리 경제가 엄중한 상황에서 경제를 대표하는 최고경영자 여러분들을 모시고 함께 대책을 논의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며 간담회 초청 배경을 밝히고 "갑작스러운 요청이었는데 이렇게 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례 없는 비상상황인 만큼 무엇보다 정부·기업이 상시로 소통·협력하는 민관 비상 대응 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며 정부와 기업 간 긴밀한 공조 체제로 일본의 수출규제 난관을 극복하자고 문 대통령은 강조했다.
문 대통령을 중심으로 대형 테이블에 둘러앉아 본격적인 대응방안 논의에 들어간 자리에서 기업인들은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단기적 조치, 장기적 조치의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냈다.
또한, 기업인들은 부품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부품 국산화에 대한 정부 의지에도 동조하면서 장기적 안목과 긴 호흡을 갖고 정부가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를 계기로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초산업 육성을 위해 납품업체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도 청와대에 전달했다.
일부 기업인들은 이 기회에 수입선 등 조달망 다각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일본 등 특정국가의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화학 분야에 있어 강점이 있는 러시아나 독일과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밖에 단기간 내 국내 부품․소재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전략부품 산업의 M&A가 적극적으로 검토될 필요성도 제시됐고, 부품소재 등 위험이 큰 분야로 돈이 투자될 수 있도록 관련 금융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줄 것을 기업인들은 건의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도 “최대한 정부가 뒷받침할 테니 대외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주요 기업 간 공동기술 개발, 대․중소기업 간 부품기술 국산화 협력 확대 등을 통해 한국 경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로 삼아 달라”고 경제계에 당부했다.
이날 청와대 초청 기업인 간담회에는 5대 그룹이 모두 참석했다.
삼성전자에서는 일본에 출장 간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윤부근 부회장이 자리를 채웠고, 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SK 최태원 회장, LG 구광모 회장 등이 나왔다. 롯데도 해외 체류 중인 신동빈 회장 대신 황각규 부회장이 참석했다.
5대 그룹 외에 포스코, 한화, GS, 농협, 현대중공업, 신세계, KT, 한진, 두산, LS 등 자산 규모 상위 기업들이 총출동했다.
경제단체장으로는 한국무역협회 김영주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회장,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 중견기업연합회 강호갑 회장 등 4개 경제단체장도 동석했다.
이진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inygem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