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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본, 한국 수출규제 도시바메모리에 '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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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본, 한국 수출규제 도시바메모리에 '순풍'

한국시장서 잘나가던 일본 자동차 업계엔 역풍

도시바메모리의 욧카이치시(四日市)공장이미지 확대보기
도시바메모리의 욧카이치시(四日市)공장
일본정부의 한국 수출규제에 따른 한일간 갈등 여파로 도시바메모리에게는 순풍이, 일본산 자동차업계에게는 역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현지시간) 일본 닛간코교(日刊工業)신문 등 일본언론들에 따르면 일본정부가 반도체 등 제료 3품목의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발동한 데다 한국을 '화이트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할 방침을 검토하면서 한국과 일본 산업계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낸드형 플래시메모리 세계 최대기업인 삼성전자의 성장 동력이 약화되면 이 분야 2위인 도시바(東芝) 메모리로서는 순풍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다루는 D램의 감산은 미국 마이크론 테트놀로지의 히로시마(広島) 공장의 가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번 수출관리의 강화는 불화 폴리이미드, 레지스트, 불화수소가 대상이며 4일부터 일본기업은 개별계약마다 수출신청이 의무화되기 때문에 삼성전자 등 한국기업들이 일본으로부터 수입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어 수입이 정체되면 한국 하이테크산업은 크게 타격을 받게 된다.

다만 수출규제의 충격은 그 기간에 달려있기 때문에 즉각 나타나지는 않는다. 반도체 메모리 가격은 지난해 후반부터 하락추세에 있어 단기적으로는 각사 재고 감소와 가격상승이라는 시황개선 효과가 선행될 것이다. 재고가 적정수순까지 떨어진 후는 일본과 미국기업에 사업기회가 넓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만큼 규제의 향방을 점치는 것은 어렵다. 미국 애플의 아이폰은 신상품 출시를 올해 말로 연기해 애플의 사업계획에 악영향을 미치는 화학품의 수출규제를 미국정부가 계속 허용할지는 불투명하다. 미국의 화웨이 수출금지조치도 미리 예단할 수 없어 최근 반도체메모리업계는 확산되는 정치리스크에 농락당하고 있다.

전자부품업계에서는 반도체재료의 대한 수출규제에 대해 현시점에서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TDK는 한국에 차동차용과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기술용에 사용되는 페라이트 핵심소재와 코일 생산거점과 영업거점을 두고 있다. 한국시장용으로도 제공되고 있지만 TDK 담당자는 "현시점에서는 영향은 없다"고 한다.

다이요유덴(太陽誘電)도 한국에 차량용과 산업기계용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 생산거점이 있지만 "구체적인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일본은 올 여름에라도 한국을 화이트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군사전용 가능성이 있는 공작기계와 첨단소재, 화학약품 등의 수출에서 정부의 개별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같은 일본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한국도 대항조치를 검토하고 있으며 일본제품 불매운동도 일부 일어나고 있어 일본기업의 앞으로 한국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자동차시장에서 도요타와 닛산, 혼다 등 일본 자동차업체 3사가 지난해 한국에서 판매한 자동차대수는 전년보다 4% 증가한 4만5000대로 시장점유율은 2.5%를 차지했다.

현재 일본 자동차업체의 판매대수는 증가추세에 있는데 지난 6월 일본 3사의 5개 브랜드의 판매대수는 전년동월보다 17%나 늘어난 3964대였다. 다만 반도체 재료 수출관리강화조치는 확대한 일본업체의 판매추세에 역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자동차업체는 한국에서 완성차 공장을 갖고 있지 않지만 닛산은 프랑스 르노의 한국자회사 르노삼성자동차에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 로그의 생산을 위탁하고 있다. 차기 모델을 둘러싸고 한국에서의 생산을 변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