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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신사업으로 '수주 보릿고개'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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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신사업으로 '수주 보릿고개' 넘긴다

규제 강화·택지 부족에 대형사 지방시장 잠식 심화 '일감 실종'
호반·반도·일신건영 등 레저·공공사업 진출 등 시장 다변화 나서

호반그룹이 인수해 리뉴얼한 스플라스 리솜(옛 리솜 스파캐슬)의 전경. 사진=호반호텔&리조트
호반그룹이 인수해 리뉴얼한 스플라스 리솜(옛 리솜 스파캐슬)의 전경. 사진=호반호텔&리조트
국내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수주 보릿고개’를 맞은 중견 건설사들이 신규 수익시장 창출에 힘쏟고 있다.

정부 규제로 막히고, 대형건설사 파상공세에 채이면서 주력시장인 주택사업에서 '수주 이삭줍기'로 허덕이다보니 레저나 공공공사 등 비주택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은 중견사들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수도권내 신규 택지공급이 사실상 중단되며, 아파트를 지을만한 땅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것이다.

도시정비시장 수주 환경도 날로 악화되고 있다. 최근 정부의 재개발·재건축시장 규제 강화 여파로 대형건설사들이 기존 중견건설사들의 영역이었던 지방과 소규모 정비사업장까지 진출하며 중견건설사들이 보릿고개를 맞고 있다.

이에 최근 중견건설사들은 새로운 시장에 눈독을 들이며 ‘불황의 늪’에서 탈피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 나가고 있다. 전유물처럼 여긴 주택분야 사업 대신 레저나 공공공사 등 비주택 분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호남지역 건설사로 출발해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호반그룹은 최근 몇 년 새 놀이시설과 리조트를 연달아 인수하며 종합레저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호반그룹은 지난 2017년 제주 중문 퍼시픽랜드, 지난해 덕평컨트리클럽과 리솜리조트를 사들인데 이어 지난 2월 서서울컨트리클럽(CC)을 매입했다.

이에 호반 측은 현재 리솜리조트 시설 보수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충북 제천의 호텔동 공사를 재개했으며, 지난 3일에는 ‘스플라스 리솜’(구 리솜 스파캐슬)을 리뉴얼 오픈했다.

공공사업에 진출하면서 시장 다변화에 나선 건설사도 있다.
반도건설은 지난 달 10일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명동지구 ‘첨단산업·지식기반 산업기지 조성사업’ 계약(수주)을 체결했다. 이번 공사는 총 면적은 50만6238㎡ 규모의 산업단지 조성공사다. 계약금은 509억 원이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이번 사업 수주로 주택뿐 아니라 토목 사업 분야에서 반도건설의 시공능력을 인정받은 만큼 앞으로 다양한 정부·민간사업 수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주택사업 분야에서는 기존 택지사업 뿐만 아니라 역세권 청년주택사업 등 새로운 시장에 진출해 서울 지역 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신건영은 주택부문에 집중된 사업부문을 건설 각 분야로 확대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일신건영은 최근 기존 주택부문에 치중된 사업부의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소규모재건축 사업팀을 따로 정비하는 등 민간영업의 역량을 키우고 있다. 그 결과 지난 5월 부천시 광한아파트 소규모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되는 등 결실을 맺고 있다.

아울러 일신건영은 공공부문의 공모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 2월 한국철도공사에서 진행한 도농역 주차장 부지 개발사업에 일신건영은 대보건설과 자이에스앤디와 함께 참여한 컨소시엄으로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된 바 있다.

한 중견건설사 임원은 “최근 국내·외 건설경기와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중견건설사들이 주택사업만으로 수익을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시장 전망이 어두울수록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중견건설사들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균형이 잡힌 대형사와 달리 중견사들은 한쪽 사업부문의 실적이 악화되면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돼 포트폴리오 안정화에 힘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